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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8년 만에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 北 또 오물풍선 날리며 맞대응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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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8년 만에 다시 방송 틀자

北, 주말 이틀 연속 도발 감행

합참 “모든 책임은 北에 있어”

우리 군이 9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이 심야에 다시 오물풍선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에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오늘(9일) 오후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오물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방송 시작 시각과 장소, 장비의 종류 및 수량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세계일보

분주한 軍 정부는 9일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재개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파주 접경지역의 한 초소에서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초소 옆에 고정식 확성기 가림막이 보인다. 파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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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의 가진 가장 강력한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일시 재개후 소강상태에 들어간 지 8년만,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공식 중단된 뒤 6년 만이다.

북한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재개 발표 후 이날 심야 오물풍선을 또 날려보냈다. 합참은 이날 오후 9시40분 공지문을 통해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국민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은 지난달 28~29일, 지난 1~2일, 8∼9일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대통령실은 앞서 이날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NSC가 열린 것은 2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 이후 7일 만이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이 8일 만에 오물풍선을 다시 살포한 데 대해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며 “지난달 31일 예고한 대로 상응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게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며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발표 직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화상으로 주관하며 대북 확성기 설치 및 방송 실시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신 장관은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 실시를 빌미로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직접적 도발 시에는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은 앞서 8∼9일 대남 오물풍선 수백개를 살포했다. 합참은 이날 “9일 오전 10시까지 북한은 330여개의 오물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고, 우리 지역에 낙하한 것은 80여개”라고 밝혔다. 합참은 “오물풍선은 동해에도 여러 개 낙하했고, 북한 지역으로 간 것도 있다”고 밝혔다. 군은 1·2차 살포 당시처럼 격추 사격 대신 낙하 후 경찰과 함께 풍선을 수거했다.

박수찬·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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