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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BYD, 한국 '저가공세' 예고…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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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전기차 '씰' 국내 인증 신청…연내 첫 출시 전망
낮은 전기차 보조금·브랜드 이미지 극복이 관건


더팩트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공식 인증 절차에 나섰다. 사진은 환경부 인증을 진행 중인 중형 전동화 세단 '씰(SEAL)'. /BYD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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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세계에서 가장 전기차를 많이 판매한 중국 비야디(BYD)가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장악한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기업 등의 단체 고객 확보가 예상되지만,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불리한 보조금 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국산 브랜드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BYD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 중형 전동화 세단 '씰(SEAL)'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신청했다.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에서 전기차의 경우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 등을 확인하며, 2~3개월이 걸린다. 이후 한국환경공단에서 별도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기 위한 성능 평가를 거치면 실은 연내 국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씰은 완충 시 주행거리가 유럽(WLTP) 기준을 적용했을 때 약 570㎞이며, 중국 내 가격은 기본형이 23만5000위안(약 4437만원) 수준이다. 기본가격 5500만원 이하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100% 요건을 충족하지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적용돼 다소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BYD는 씰 이후 소형 해치백 '돌핀' 등에 대한 공식 인증 절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돌핀은 기본가격이 1800만원 수준으로 구매 보조금을 추가로 받으면 가격이 더욱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BYD 전기차 국내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텃밭'인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판도가 변화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저가 공세로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경우 국산 브랜드의 판매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경우 중국산 전기차를 조준해 관세를 부과하거나, 전기차 전체의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5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했으며, 유럽연합(EU)는 현재 10% 부과하는 전기차 관세를 다음 달부터 중국 전기차를 대상으로 19% 이상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다만 한국의 경우 미국과 EU처럼 관세를 크게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크기에 관세 보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 4월 자국과 특혜 무역 협정을 체결한 시장에 대해 상호주의 원칙을 근거로 협정을 위반한 국가에 상품에 동등한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법 17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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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기아 EV 언플러그드그라운드에서 기아가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기아 EV3'를 공개했다.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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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대중화 모델을 적극 출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는 연내에 경형 전동화 모델 '캐스퍼 EV'를 출시하며, 기아는 경형 전동화 모델 '레이 EV'에 이어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중화 모델 'EV3'를 출시했다.

BYD가 저가로 국내에 출시한다 해도 흥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AS 서비스의 품질 측면에서 국내 브랜드의 장점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와 화웨이가 우수한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다"면서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훨씬 고급스럽고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높기에 판매량이 극적으로 늘어나진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BYD의 활약이 부진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수요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전기차 시장은 신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얼리어답터들의 구매가 완료되고 정말 내연기관차 대비 가성비와 상품성이 우수한 차량을 비교해 이성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만 남아있다"면서 "BYD가 중국산이라는 거부감을 잘 이기고, 적응해 판매가 늘어난다면, 저가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판매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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