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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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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급발진 의심사고…재연 분석선 “차량결함” vs KGM “사고 당시와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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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측 “공식 감정 본질 왜곡…반박 자료 준비”

세계일보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감정평가 결과가 나온 가운데, KG모빌리티(KGM)는 재연 분석이 사고 당시 상황과 다르다는 입장을 10일 밝혔다.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 유가족과 변호인 측은 지난달 19일 진행했던 공식 재연시험의 감정 결과를 앞선 27일 발표했다.

이번 감정은 법원에서 지정한 전문 감정인의 참관하에 경찰의 도로 통제 협조를 받아 사고 차량과 같은 차량에 제조사 측이 제공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부착해 시험이 이뤄졌는데, 사고 재연 분석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과는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왔다.

국과수는 차량에 결함이 없으며 운전자인 할머니의 페달 오작동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 놓았다.

이에 유가족 측은 국과수의 분석과 비교했을 때 '주행데이터'는 현저히 다른 점, 풀 액셀을 밟았다는 사고기록장치(EDR) 기록대로 풀 액셀을 밟은 결과 '속도 변화'는 훨씬 컸던 점 등을 들어 “당시 운전자인 할머니는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재연시험에서 이뤄진 기어 변속 정보를 토대로 실제 속도와 변속패턴 설계 자료상의 예측 속도를 비교했을 때 일치하는 사례는 1∼2건에 불과했다.

또한 8∼9건은 적게는 시속 4∼7㎞에서 많게는 시속 54∼81㎞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유족 측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재연시험에서 변속패턴 설계자료대로 속도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번 사고에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자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KGM은 사고 감정과 관련해 보완 감정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KGM은 급발진 의심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재연시험 결과에 대해 “객관성이 결여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GM은 10일 입장 자료를 통해 “강릉 도로에서 실시된 재연시험 결과의 원고 측 발표 등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연시험은 지난 4월 실시됐으며, 그다음 달 발표됐다.

KGM은 “지난 4월 강릉 도로에서 진행된 재연시험은 원고들이 제시한 조건으로 실시됐다”며 “가속 상황, 사건 차량과 시험 차량의 상이점, 도로 상황의 차이점 등 제반 조건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 및 확인된 객관적인 데이터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운전자가 약 35초간 모든 주행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100% 밟았다는 전제 아래 재연시험이 이뤄졌고, 실제 사고 구간은 오르막이지만 평지에서 시험이 진행됐다는 게 KGM의 주장이다.

이어 “원고들은 재연시험 결과 확인된 변속 패턴으로 볼 때 국과수의 사고조사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고 당시 주행 데이터와 재연시험 조건은 달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재연시험 시 도출된 일부 데이터 및 변속 패턴 해석 방법이 감정인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감정인이 재연시험 결과와 사건 차량의 변속 패턴이 상이하다는 해석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KGM은 유가족 측이 지난달 긴급제동보조장치(AEB) 작동 여부와 관련한 감정을 추가로 자체 실시한 데 대해 “법원을 통하지 않은 사적 감정은 객관성이 담보된 증거 방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원고 측이 사고 당시 'AEB 미작동은 차량 결함'이라는 의견을 낸 데 대해선 “운전자가 다른 차량 추돌 당시 가속 페달을 60% 이상 밟아 미리 설계된 AEB 작동 해제 조건에 따라 AEB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KGM은 “불의의 사고로 아픔을 겪고 있을 유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것을 우려해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법원에서 상세히 소명해 왔다”며 “사실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바로잡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회사의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현장. 뉴시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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