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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알고 듣자]<4>무선이어폰으로 고음질 감상, 알아둬야 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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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알고 듣자' 시리즈는 음악을 더 좋은 음질로 감상하기 위해 음원, 음향기기, 디바이스를 비롯한 청음 환경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기획한 콘텐츠입니다. 평소 듣던 음악을 새로이 느껴보고 싶은 여러분께 고음질 음악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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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 당시 무선 이어폰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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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절,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음악을 들으려고 무선 이어폰을 꺼낸 날이 많았다. 더 나은 음질로 감상하려면 데이터가 거의 손상되지 않는 유선 이어폰이 제격이지만, 마스크에 선이 걸려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평소 유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자주 들었던 탓인지, 저렴한 무선 이어폰을 사용해 보니 음질이 나빠졌다는 게 바로 체감됐다. 외부 소음이 큰 야외에서 들어도 음질 저하가 느껴질 정도였으니, 평소 고음질 음악 감상을 하지 않던 사람조차도 음질의 차이를 느꼈을 테다.

무선 이어폰의 음질이 모두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어떤 기술을 적용하냐에 따라 충분히 음질이 좋아질 수 있다. 심지어 음질이 유선 이어폰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제품도 몇 가지 있다. 이런 제품은 어떻게 고음질로 음악을 재생할까. 또 소비자가 고음질 재생이 가능한 무선 이어폰을 알아보려면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할까.

이어폰이 고음질 블루투스 코덱 지원하는지 살펴봐야

블루투스로 통신하는 무선 이어폰을 사용해 봤다면 '코덱(Codec)'이라는 사양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대중적인 블루투스 코덱으로는 SBCAAC가 있다. SBC 코덱을 지원하는 제품이 가장 많다. AAC 코덱은 SBC보다 약간 나은 음질을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처음부터 고음질 재생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코덱에 비하면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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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AC 코덱을 지원하는 소니 워크맨과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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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질 음악 감상을 하려면 전용 코덱을 지원하는 무선 이어폰을 찾아보자. 비교적 많이 채택되는 고음질 코덱으로는 소니가 개발한 LDAC가 있다. 최고 24비트 96kHz 초고음질 음원 전송을 지원하며 데이터 전송 속도는 최대 990kbps로, 같은 시간 동안 SBC 코덱의 최대 3배에 달하는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정보(데이터)가 많은 고음질 음원을 손실 없이 이어폰에 전달하려면 이처럼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코덱이 필요하다.

LDAC 코덱은 소니 음향기기, 스마트폰, 워크맨에 주로 탑재하다 2017년 안드로이드 8.0 오레오 OS의 기본 블루투스 코덱으로 채택되면서 적용 기기가 많이 늘었다. 이후 다른 음향기기 제조사도 고음질 무선 음향기기에 LDAC 코덱을 탑재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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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X는 기술과 특징에 따라 여러 파생 코덱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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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X HD는 LDAC과 자주 비교되는 고음질 코덱이다. 최고 24비트 48kHz 음원 전송이 가능해, 최고 음질은 LDAC보다 약간 낮다. 대신 지연 시간이 길어질 경우 실시간으로 음질을 약간 낮추고 연결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기능이 탑재됐다.

aptX HD를 지원하는 기기는 비교적 드물다. 게다가 aptX 어댑티브라는 후속 코덱까지 등장하면서 족보가 더욱 복잡해졌다. 퀄컴은 혼동을 줄이려고 aptX 어댑티브를 '스냅드래곤 사운드'라는 기술명으로 바꿔 부르는데, 연결 기기에 어떤 칩셋이 탑재됐는지에 따라 데이터 전송 속도 사양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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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인존 버즈는 SBC·AAC 대신 LC3 코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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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C의 후속 코덱으로 알려진 LC3 코덱의 파생 기술 LC3플러스(LC3plus) 코덱도 고음질 재생을 지원한다. 최대 24비트 96kHz 음원 전송이 가능해 LDAC와 동급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채널당 500kbps로 LDAC에 준할 정도로 빠르다. 심지어 지연 시간이 2~5밀리초(ms)밖에 되지 않아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에도 어울린다. 하지만 비교적 나중에 개발된 기술이다 보니 적용 제품이 거의 없다.

삼성도 자체 개발한 SSC라는 코덱을 가지고 있다. 삼성 스케일러블 코덱(Samsung Scalable Codec)과 삼성 심리스 코덱(Samsung Seamless Codec)까지 두 종류로 나뉜다.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고음질 재생을 지원하는 심리스 코덱은 'SSC Hi-Fi'라고 부르기도 한다.

삼성 스케일러블 코덱은 대부분의 삼성 스마트폰·태블릿·음향기기에 탑재돼 있으며 데이터 전송 속도는 최대 512kbps로 LDAC보다 낮다. aptX HD처럼 연결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전송 속도를 조절하는데, 혼잡한 장소에서는 음질이 SBC 코덱보다도 나빠질 수 있어 고음질 코덱으로 분류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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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버즈2프로는 삼성 심리스 코덱을 지원하는 이어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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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심리스 코덱은 2022년 공개된 기술로 24비트 음원을 그대로 음향기기에 전달해 고음질로 감상할 수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최대 2304kbps로 소니 LDAC 코덱의 2배 이상이다. 아쉽게도 지원 기기는 거의 없다. 삼성 음향기기 중에는 비교적 최근에 출시한 갤럭시 버즈2 프로가 심리스 코덱을 지원한다.

페어링할 기기도 같은 코덱 지원해야 고음질 감상 가능해

무선 이어폰으로 고음질 재생이 가능한지 알아보려면 위에서 소개한 코덱을 지원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한편 이어폰을 페어링할 기기도 해당 코덱을 지원해야 고음질로 감상할 수 있다. 기기가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SBC나 AAC처럼 대중적인 코덱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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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개발자 옵션에서 사용 가능한 블루투스 코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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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AC 코덱은 안드로이드 8.0 오레오 OS부터 기본 블루투스 코덱으로 채택됐다. 따라서 현재 사용되는 안드로이드 기기는 대부분 LDAC 코덱을 지원한다.

aptX HD나 스냅드래곤 사운드는 퀄컴 프로세서가 탑재된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제조사가 기술을 정식 채택해야 하므로 모든 기기가 무조건 해당 코덱을 지원한다고 보긴 어렵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중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은 aptX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사용할 만한 삼성 심리스 코덱은 기기를 심하게 가리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삼성 제품끼리만 사용 가능하며, 원 UI 4 버전 이상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갤럭시 워치 5세대 이상 모델, 일부 삼성 스마트 TV가 필요하다. 지원하는 음향기기도 갤럭시 버즈2 프로뿐이다.

무선 이어폰, 주파수 응답 범위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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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사양을 살펴야 하는 건 유선 이어폰과 동일하다 (출처 : Lin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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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질 코덱을 지원하는 무선 이어폰을 사용해도 소리를 재생하는 드라이버 사양이 뒤떨어지면 기대만큼 좋은 음질이 들리지 않는다. 특히 가청 영역보다 좁은 음역대만 재생하는 저등급 드라이버를 탑재하면 고음역대만 쏙 빼고 재생하는 듯 어색한 소리가 들리기 일쑤다. 그래서 무선 이어폰을 고를 땐 코덱뿐만 아니라 소리를 얼마나 폭넓게 재생하는지 '주파수 응답 범위' 사양도 살펴보는 게 좋다.

※주파수 응답 범위에 대한 설명은 본 시리즈 2편에서 자세히 읽어볼 수 있다.

가청 영역은 대개 20~20,000Hz 범위로 알려졌다. 이보다 낮거나 높은 소리는 체감하기 어렵다. 그래서 무선 이어폰 제조사도 대개 20~20,000Hz 범위의 소리를 재생하도록 제품을 설계한다. 그러나 저렴한 무선 이어폰 중에는 이보다 범위가 좁은 영역만 재생할 수 있는 제품도 간혹 보인다.

고음질 무선 이어폰, 무조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무선 이어폰으로 고음질 음원을 감상하려면 감수해야 할 점이 있다. 사용 환경에 따라 연결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고음질 음원은 일반 음원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따라서 고음질 코덱도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데, 주변에 무선 통신 기기가 많은 환경에서는 신호끼리 충돌해 데이터가 손상될 수 있다. 지하철이나 번화가처럼 전파 혼선이 잦은 장소에서 고음질 코덱으로 음악을 감상할 때 소리가 뚝뚝 끊겨서 들리는 이유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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