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유럽의회 선거 희비…마크롱·숄츠 울고 멜로니 웃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참패' 마크롱 "의회 해산"…독일 연정 득표율 반토막

극우 돌풍 속 최대 승자 멜로니, EU '킹메이커' 급부상

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왼쪽)과 숄츠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6∼9일(현지시간)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돌풍'이 현실화하면서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을 이끌어온 두 지도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극우의 부상을 막지 못하고 참패했다.

프랑스 집권 르네상스당이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에 더블스코어로 패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재신임을 묻는 동시에 지명도 높은 현역 의원들을 앞세워 르펜 돌풍을 잠재우겠다는 포석이지만 극우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칫 RN이 총선에서도 약진할 경우 르펜이 대권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기에 마크롱 대통령이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짚었다.

독일에선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15.9%의 역대 최고 득표율을 얻으며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30.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숄츠 총리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13.9%에 그쳤고, 연정 파트너 녹색당·자유민주당(FDP)도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독일 신호등 연정의 지지율이 30%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연정이 조기에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 역시 우파 돌풍에 휘말려 소속 정당이 선거에서 참패하자 사퇴했다.

연합뉴스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마 EPA=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9일(현지시간) 끝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형제들(FdI)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06.09 photo@yna.co.kr


반면 유로존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강경 우파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은 28.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멜로니 총리는 FdI의 지지율을 2022년 9월 조기 총선 때보다 3%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리며 연정 내 입지는 물론 EU 내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그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현 집행위원장과 르펜 RN 의원의 '러브콜'을 모두 받으며 EU의 '킹메이커'로 급부상했다.

총리 후보 시절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지목됐던 그가 유럽 정치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멜로니 총리는 10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연대를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일단 거리를 뒀다.

그가 르펜과 손을 잡는다면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정치그룹을 구성할 수 있다.

이 경우 EU는 더욱 강력한 국경 통제, 친환경 정책 철회, 유럽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호주의적 무역 기조가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 승자로 연임 기반을 닦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멜로니 총리, 극우 등을 꼽았다.

이 매체는 "EU의 주요국 지도자 가운데 멜로니 총리는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더불어 이번 선거에서 몇 안 되는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마크롱 대통령, 숄츠 총리, 녹색당,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은 패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르반 총리는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그가 이끄는 피데스(Fidesz)당은 43.8%의 득표율로 유럽의회 선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연합뉴스

오르반 총리
(부다페스트 AP=연합뉴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24.06.10 photo@yna.co.kr


changyo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