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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박새롬의 하이부동산] 요즘 '명품 아파트' 척도는 이것?…고급단지 호텔식 조식 경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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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 여의도 조식 [사진=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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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이면 편한 옷차림으로 아파트 1층에 내려가 호텔식 조식을 먹고, 서울숲으로 산책하러 갑니다." (성수 트리마제 입주민)

한강뷰, 고층 스카이라운지, 인피니티풀, 프라이빗 영화관, 고급 골프연습장···. 신축 아파트 고급화 경쟁이 치열해지며 차별화 요소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신축 대단지에만 있던 호텔식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지가 점차 늘어나며 조식도 '명품 아파트'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연예인, 자산가들이 거주해 유명해진 성수동 '트리마제'가 서울에서 가장 먼저 호텔식 식사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신축 고가 단지들이 너도나도 조식 서비스를 적용하면서 고급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의도·강남 등 고급아파트 척도…신축 대단지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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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 여의도 전경 [사진=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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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하이엔드 아파트 '브라이튼여의도'는 지난 2월부터 호텔식 조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의도 아파트 중에서 조식 서비스가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한 끼 9000원에 국과 반찬이 나오는 일반식 또는 브런치 등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아침 식사는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 주문할 수 있고, 점심 식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조·중식 시간이 지나면 식당이 있는 라운지는 카페·휴게시설로 이용된다. 입주민 커뮤니티에 따르면 브라이튼여의도 전용 84㎡ 기준 관리비는 50만원 중반대이고, 조식 비용은 별도로 추가된다. 입주민들은 입주민 카드로 비용을 결제하면 된다.

지난해 말 입주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6702가구)'는 조·중·석식 세 끼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3375가구)'도 마찬가지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조식으로 간단한 죽과 샐러드를 제공하고, 중·석식은 한식, 양식, 중식, 일식과 간편식 등 다양한 메뉴로 구성된다. 입주민은 9000원에, 입주민과 동행한 외부인은 1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식당 내 키오스크를 이용해 안면인식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이 밖에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1317가구) 등 강남권 신축 대단지들은 경쟁적으로 조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1694가구)',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1140가구), 성동구 금호동 'e편한세상 금호 파크힐스(1330가구)' 등 2019~2021년 입주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신축 단지들도 조식을 제공하고 있다.
입주민 편의시설 수요·고급화 요구↑…경기·지방도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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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조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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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조식과 중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요일에는 호텔 조식 뷔페처럼 양식 브런치를 제공하고, 과일 케이터링 서비스도 있다. 인근 '래미안 엘리니티'도 조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입주민은 "조식 한 끼 가격이 7000원인데, 관광지 고급호텔 조식 가격의 10분의1 수준에 비슷한 퀄리티로 조식을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조식 서비스가 고급화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경기·지방 분양 단지들도 조식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 2월 경북 포항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은 포항시 최초로 조·중식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SM삼환기업이 분양하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도 조식 제공 서비스(딜리버리)가 있고, 충북 충주시 성남동 '센텀스카이'도 충주 아파트 최초로 조식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분양한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 디아이엘’도 조식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 위례자연앤 래미안 e편한세상, 경기 화성시 기안동 분양전환형 민간임대 아파트 '시그니처 에이치'도 있다.

업계에서는 1인 가구 증가, 초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도 고급단지 간 '조식 경쟁'을 부른 요인으로 본다. 1~2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 노인 가구 등이 멀리 나갈 필요 없이 간편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커뮤니티시설로 입주민 식당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5월 준공되는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자이더헤리티지'에서는 최근 조합이 조식 서비스가 아닌 케이터링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안내하자 입주예정자들이 시와 시공사 등에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비용 부담·수요 감소로 조식 열풍 시들할까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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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조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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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비용 부담으로 인해 조식 서비스를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조리시설과 식당을 갖추고, 운영 시 고정 이용객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유지될 수 있어서다.

지난 2017년부터 약 1년간 1인당 5500원에 조식 서비스를 운영했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는 비용 문제로 중단했다. 반포동 반포자이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도 앞서 조식서비스를 운영했다가 몇 달 만에 이용객이 급감하며 폐지한 바 있다. 운영비 대부분은 공용부분 관리비에 반영되기 때문에 조식을 이용하지 않는 입주민들도 관리비 부담이 커져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경우도 많다. 경기도에 있는 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조식서비스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상가로 용도를 전환하기도 했다.

한 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운영비, 인건비 등을 감당하려면 이용률이 높아야 하는데 강남에서 '반짝 인기'에 그치고 이용률이 떨어지는 사례가 있어 도입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브라이튼여의도 입주민은 "조식을 따로 먹지 않더라도 조식서비스 관련 비용이 기본적으로 관리비에 포함돼 있어 조식을 이용할 일 없는 입주민 입장에서는 아까운 비용"이라며 "조식 서비스 대신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다양하게 갖춰진 곳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주경제=박새롬 기자 sp50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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