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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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신파일러(금융거래 실적이 적은 사람)를 포용해주길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시중은행, 저축은행과 경쟁하면서 기존 시장을 뺏고 뺏기는 양상으로 흘러가 아쉽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올해로 도입 7년을 맞은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기대됐던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과 은행권 경쟁 촉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에 이어 제4인뱅에 도전하는 컨소시엄들이 꾸려진 가운데,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대안신용평가 모형과 자본 확충 능력에 방점을 찍겠다고 밝혔다.
13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는 현재 영업 중인 인뱅 3사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기존 은행에 견줘 간편한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효과는 있었지만, 금리부담 경감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고 은행권 경쟁 촉진 역시 인뱅 인가만으로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중저신용자 신용공급과 중금리대출, 은행권 경쟁 촉진은 인뱅의 설립 목적이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금·대출시장의 시장집중도는 2015년 이후 크게 변하지 않았고,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시장은 시장집중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은행업 전반적으로 경쟁이 심화하긴 했지만 인뱅 인가보다는 예대금리차 공시 강화,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 같은 금융당국의 다른 경쟁 촉진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금융연구원은 분석했다. 애초 기대만큼 인뱅 출시가 은행업권의 ‘메기’ 역할을 수행하지는 못했단 의미다.
포용금융의 측면에서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저신용자 신용공급과 중금리대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대안신용평가 시스템 구축 계획도 지연됐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2021년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을 내놓고 ‘30%’라는 목표치를 내세우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뱅의 신용평가모형은 기존의 다른 은행들이 추진했던 대안 모형과 차별점이 없다는 판단이다.
현재 영업 중인 인뱅에 대한 이같은 평가는 자연스레 제4인뱅 인가 평가 기준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현재 더존뱅크, 소소뱅크, 유뱅크, 케이시디뱅크 등 네 개의 컨소시엄이 제4인뱅 도전을 공식화했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현실적인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마련하는지, 자본조달능력은 충분한지 등을 눈여겨볼 전망이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경기에 민감해 최근 많이 올라가는 추세”라며 “비대면 심사의 제약을 넘을 수 있는 정교한 (신용평가) 모형의 구축이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형이) 구현되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데 이 기간에 연체율 상승이나 자산 증가에 맞춰서 자본력이나 건전성 관리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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