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현황/그래픽=최헌정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출범 7년째를 맞은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이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으나 은행권 경쟁 촉진과 혁신은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지면서 제4인터넷은행 인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 3사가 은행산업 경쟁 심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서 "인터넷은행 인가 정책만으로는 경쟁 촉진을 기대만큼 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2015년 인터넷은행 도입을 앞두고 △금융소비자 편의성 제고 △은행산업 경쟁 촉진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등을 설립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에도 국내 은행권 예금과 대출시장의 독과점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진출 이전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터넷은행이 집중하는 가계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시장 독과점 수준은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용금융에도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인터넷은행이 대안신용평가모델 개발을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 5년째인 2022년에 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구축했다.
이정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은행에게 특혜를 준 이유 중 하나는 기존 시중은행이 공급할 수 없는 중저신용자에게 자금 공급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안신용평가를 위한 데이터시장 인프라 구축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모델도 시중은행과 다르지 않아 혁신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자산 성장을 위해 대환대출로 다른 은행 고객을 뺏어오고 있다"며 "다른 은행이 심사해 놓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뺏어오는 영업은 혁신, 포용과 거리가 멀다. 주택담보대출에 편중된 영업 행태 고쳐나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1분기말 주담대(전월세 포함) 잔액은 31조3960억원으로 지난해말(26조6260억원)과 비교해 3개월 새 4조7700억원(17.91%) 늘었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모바일 앱 편의성 제고에는 기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토스와 카카오뱅크 앱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높고 대형은행이 이를 따라가는 모습이다. 모든 평가항목에서 인터넷은행 앱이 기존 은행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에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진 만큼 제4인터넷은행 인가는 한층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의 경과를 보면 향후 인가시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축과 구현 가능성,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과 역할, 건전성 관리 역량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예단해서 제4인터넷뱅크가 필요하다, 하지 않다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인터넷은행도 국민의 예금으로 하는 사업이고 경제적 중요성을 볼 때 사업계획서의 실현가능성을 고려한 철저한 준비와 심사가 필요하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