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점도표 인하횟수 1회로
파월 "인플레 여전히 높다"
한은, 美와 금리차 감안해 결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인하 전망을 종전 3회에서 1회로 크게 축소한 가운데 한국은행도 올 4·4분기에나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 향방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금이탈 우려와 환율불안 가능성, 부동산 시장 자극 및 가계부채 급증 위험 등으로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7월과 8월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이나 11월에 한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美 7회 연속 금리동결
연준은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중간값 5.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7회 연속 동결한 것이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1%로 제시됐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종전 3회에서 1회로 조정됐다. 올해와 내년까지 금리인하 횟수는 총 5회로 전망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다"면서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 밖으로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2회를 기대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된 데다 파월의 발언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CPI는 전년동기 대비 3.3% 상승, 시장 전망치(3.4%)를 하회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서 연준의 9월 금리인하 확률은 62%로 전날 53%보다 높아졌다. 연내 2회 내릴 확률도 62%였다.
■한은 인하 전망은 4분기에나 가능
시장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한은도 빨라야 올해 4·4분기에나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부진을 우려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췄다가는 한미 금리 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지며 자본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2일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완화 기조로의 섣부른 선회 이후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따라서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월 3.1%를 연달아 찍고 4월 2.9%로 내려온 뒤 5월 2.7%까지 낮아졌다. 다만 5월 농산물 물가가 19%나 오르고 석유류 상승률(3.1%)도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물가불안이 여전하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중순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치솟은 뒤 1370∼138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주춤했던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시 강해지고 있다. 주택거래 증가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5월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원 늘어났다.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은이 오는 7월과 8월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올해 4·4분기에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3·4분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예측이 많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같이 밀리는 모양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9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늦춰진 만큼 속도감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한은의 인하 시점을 오는 10월로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물가가 가장 중요하지만 수면 아래 잠겨 있는 소비자신용, 상업용부동산, 저신용기업 부채 등의 고금리 피로도는 하반기로 갈수록 문제가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