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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이재용, 美 출장 마무리…반도체 직접 챙겼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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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주간 미국 출장 일정 마무리

AI·반도체 핵심 먹거리 논의 주력

메타와 아마존, 퀄컴 등 CEO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에서 장기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올해는 약 2주간 일정 가운데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발휘해 미 전역을 돌며 반도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직접 나섰다. 특히 이번 출장에선 메타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뿐 아니라 퀄컴과 현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AI) 연관 반도체 분야 성과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추가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소식이 들릴지도 주목 요소다.

메타와 아마존, 퀄컴 등 주요 기업 CEO와 회동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 직후 출국해 미국 뉴욕과 워싱턴D.C. 등 동부뿐 아니라 서부의 실리콘밸리까지 아우르는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해마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바뀔 정도로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삼성의 글로벌 위상과 미래 기술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해 약 2주간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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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DSA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고 11일엔 미국 서부에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회동, AI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월 방한 때 이 회장 초대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한 바 있다. 저커버그 CEO는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미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를 가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전영현 DS부문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분야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이다. 이 회장은 재시 CEO와 생성형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주력 사업 관련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 10일엔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DSA에서 이 회장과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사장 겸 CEO와 회동이 있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 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 경쟁사이지만 전반적인 사업에서 오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아몽 CEO는 이달 대만 행사에서 "TSMC와 삼성전자 이원화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며 삼성 파운드리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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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에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났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AMD 등 굵직한 기업뿐 아니라 AI 반도체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팹리스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파운드리 외연 확장을 위해선 이들을 고객사로 두는 것이 필수인 만큼 이 회장이 출장 기간에 직접 이들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에 세트와 부품(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이번 출장 성과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출장 일정을 마치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주문했다.

AI·반도체 성과에 주목…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이 회장 취임 후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미래 산업 주요 근거지인 미국을 찾아 자신의 강점인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발휘,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22일간의 미국 장기 출장을 통해 AI와 바이오, 차세대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글로벌 기업 CEO 20여명과 만나 사업 협력을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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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 행사장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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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동안 이 회장이 만난 회사만 해도 모더나와 버라이즌, 인텔, 테슬라, 엔비디아, 바이오젠, 자이스, ASML 등 여럿이다. 이 회장은 세계 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과 만나 구체적인 사업 협력뿐 아니라 미래 사업 방향 등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AI 석학과 관련 기업 CEO들도 수시로 만나 AI 기술 및 산업 발전 방향을 살피는 모습도 보였다.

재계와 반도체 업계는 이번 출장을 통해 삼성전자가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추가적인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 회장 지원하에 AI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며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IT 전 영역에서 AI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AI 서울 정상회의 화상연설에서 "삼성의 기술과 제품을 통해 모든 기업과 사회, 나아가 전 인류가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영역에선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 성과에 업계 안팎의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 AI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외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HBM 최신 제품(HBM3E)을 통해 HBM 시장 큰손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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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라인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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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분야에선 AI 반도체 및 AI 연관 제품 수주 실적을 노리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그로크와 텐스토렌트 제품 수주에 성공하며 관련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앞으로도 선단 공정 기술력과 차별성을 키워 해당 분야에서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게 회사 목표다.

12일(현지시간)엔 실리콘밸리서 '파운드리 포럼 2024'를 개최하고 파운드리 사업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27년 1.4㎚(1㎚=10억분의 1m) 양산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자사 핵심 경쟁력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2027년 2 공정에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혁신을 선보이겠다는 예고도 했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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