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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NYT "美, 中뒷마당 아·태서 패권자 군림→몸낮춘 파트너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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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요충지 아시아태평양서 중국 부상 큰 위협으로 작용

"역내 동맹과 책임 분담…분쟁 발발시 개입 수준은 여전히 모호"

연합뉴스

일본 요코스카항을 출항하는 미 해군 항모를 배웅하는 승무원 가족들
[A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아시아·태평양에서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임하는 미국이 더이상 동맹들에 명령하며 군림하지 않고 '동료'가 돼 책임을 나누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이 매체는 '중국의 뒷마당에서 보다 겸허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이 (아·태에서) 더는 스스로를 안보 보장자나 '슈퍼파워를 지닌 우리를 믿으라'는 식으로 내세우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태 지역은 매우 방대한데다 역내 중국의 부상이 매우 큰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미국 입장에서 군 현대화 및 기술 발전을 위한 열렬한 동료가 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오래되고 뿌리깊은 도전 과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모인 이 때, 다가올 세기에 매우 중차대하다고 여겨지는 아태 지역내 미국의 힘이 갖는 성격이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나 가자 지구의 경우와는 매우 다르다고 NYT는 부연했다.

미국은 호주와 핵추진 잠수함 합작을 진행하고 한국과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키는 등 민감한 군사기술을 공유하거나 더많은 권한을 보장해 협력체계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과거 우리 전문가들은 인도·태평양 안보를 위한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바퀴의 중심과 바큇살) 모델을 이야기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와 아주 다른 것을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인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약화와 경제성장에 성공한 아시아 여러 국가들의 국제적 영향력 제고 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NYT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으로 줄었다"며 "이는 대부분 아시아의 꾸준한 경제 성장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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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하는 중국 해군 훈련함
[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익명을 요구한 일본의 고위급 정보당국자는 "미국은 더이상 20년전, 30년전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NYT는 지난 1년간 인터뷰를 진행한 100여명의 미국 및 아·태 국가 전·현직 당국자 대다수가 "다음 세기 동안에는 이전보다 미국의 패권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이들 대다수는 미국이 '더 다극화한 세계에 적응 중'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9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한 나라 혼자서는 대응할 수 없는 도전에 맞서기 위해 더 겸허한 외교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NYT는 짚었다.

다만, 급격히 군사력을 강화 중인 중국과 아시아내 우방 간에 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어느 수준까지 개입할 것인지와 관련해선 여전히 모호한 지점이 많은 실정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빌라하리 카우시칸 싱가포르 전 외교차관은 "난 40년이 넘게 미국을 알아왔고, (미국이) 과도한 자기비판과 자만심의 물결을 지나오는 걸 봤다"면서 "이중 어느쪽이든 영구적 상태라고 믿는 실수를 저질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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