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공급 부족·피검사 지연에 암 환자, 임신부 수술까지 미뤄져
병원 내부서 의료 인력에게도 헌혈 권유
영국 킹스 칼리지 병원(KCH) 홈페이지 갈무리. 2024.0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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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런던에 있는 주요 대형 병원들이 '랜섬웨어' 사이버 공격을 받은 뒤 혼란에 빠지면서 수술에 필요한 혈액 부족 사태와 피검사 지연 등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런던에 있는 주요 병원들이 사용하던 서버가 마비돼 환자 수술이 잇따라 취소됐고 응급 환자들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다른 병원을 이송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 이후 런던 주요 병원에서는 혈액 비축분이 떨어져 수술 환자 수혈을 위해 O형 혈액을 구하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각 병원과 계약을 체결했던 병리학 회사 시노비스(Synnovis)가 러시아 사이버 해커 그룹인 퀼린(Qilin)이 한 것으로 추정되는 랜섬웨어 사이버 공격을 받은 뒤부터 서버 접속이 중단돼 수술 일정과 진단 검사, 수혈 일정이 잇따라 취소됐기 때문이다.
해커 조직은 서버에 다시 접속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혈액 검사를 분석하는 민간 기업인 시노비스의 서버가 마비되면서 해당 업체와 서비스 계약을 맺었던 런던 남동부 지역 6개 NHS 트러스트와 환자 200만명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1차 진료 기관이 피해를 보고 있다.
각 병원은 암 수술을 물론 임신부의 제왕절개 수술 일정도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내부에서는 부족한 혈액 보유량을 채우기 위해 현장 의료진에게도 헌혈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킹스칼리지런던(KCH) 병원에서는 한 시간 정도 걸리던 혈액 검사가 이제는 시스템 마비로 최대 6시간까지 걸리는 상황이다.
또한 수술실 17곳 가운데 3곳이 폐쇄되면서 환자 수용 능력이 약 70%로 떨어졌다.
사이버 공격이 발생해 병원 내부 서버가 중단된 당일에는 심장 질환을 포함한 긴급 수술을 앞둔 일부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도 벌어졌다.
NHS에서는 병원과 지역보건의(GP) 수술에 심각한 혼란을 준 이번 사이버 공격 문제를 해결하려면 앞으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노비스가 해커 공격으로 인해 차단된 자체 시스템 제어 권한을 언제 되찾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NHS 고위 관계자는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료 서비스 정상화가 얼마나 걸릴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수개월이 걸릴 것 같다"며 "정상 복귀의 핵심은 해커가 시스템을 어떻게 뚫고 들어왔는지, 얼마나 많은 의료기록이 영향을 받았는지, 이런 기록을 복구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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