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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AI 이어 ‘레거시’ 반도체의 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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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범용 메모리 호재 기대


매경이코노미

[사진출처=연합뉴스]


메모리 업황이 점차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최근에는 ‘레거시(범용)’ 칩 공급 부족 가능성이 거론돼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업계 전반이 범용 메모리 호재를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례 없는 메모리 수요·공급 불균형이 나올 수 있다”며 “이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반도체용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구분해 일반 메모리를 범용 메모리라 부른다.

보고서는 D램의 경우 내년 수요가 공급보다 23% 더 많은 초과 수요 현상을 겪을 것으로 봤다. HBM 공급 부족 비율(11%)보다 범용 메모리 부족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D램 공급 부족과 지난 2년 동안의 자본 지출 부족, 새로운 웨이퍼 팹, 대규모 웨이퍼 부재로 메모리 시장은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들어갈 수 있다”고 낙관했다.

산업계에서도 HBM으로 설비 투자가 집중된 작금의 상황이 범용 D램 공급 부족을 부추길 것이라는 진단이 속속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4분기로 갈수록 HBM 생산 비중이 계속 높아지면서 1a(4세대)와 1b(5세대) 설비 투자를 HBM용으로 할당해야 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곧, HBM 생산량 증가로 범용 D램에서 선단공정 적용 ‘쇼티지’가 심화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짚었다. 즉, 메모리 가격이 높아질수록, 반도체 업체는 메모리 가동률을 상향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만, HBM 때문에 1a와 1b 같은 선단공정은 늘리고 싶어도 늘리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메모리 공급망이 HBM으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일반 D램에 대한 투자 부족 현상이 나오고 있다”며 “2025년부터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 AI 업그레이드 주기에 추가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며, 그때까지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을 보일 수 있다”고 봤다.

낸드 역시 회복 기대감이 높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범용 스토리지 제품 가격이 분기당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특히 초고밀도 QLC(쿼드 레벨 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가격 인상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QLC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 한 개에 비트 4개를 저장할 수 있는 신기술로,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다. 올해 QLC 낸드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SK하이닉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25조1040억원에서 46조182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낸드 평균판매가격 변동률을 마이너스(-) 19%에서 플러스(+) 18.6%로 수정한 결과다. 이는 같은 기간 D램 평균 가격 증가율 전망치(5.9%)를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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