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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김 수출 1조, 마냥 기쁘지 않다…“기후위기, 일본 이어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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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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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전남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13회 김의 날’ 행사는 축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올해 행사에선 김 수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대(7억9254만달러)를 돌파한 것이 단연 화제였다. 이는 김 수출액이 1억달러를 돌파한 지 13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어민들 표정이 마냥 밝지는 않았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김 도매가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알 수 없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가격을 보면 6월 기준 중품 1속(김 100장) 평균 가격은 1만700원으로 1년 전 6869원에 비해 55% 상승했다. 김 도매가는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는 3개월째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김값 상승의 요인으로 어민과 전문가들은 일본의 김 생산량 감소와 해외 수요 증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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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분석한 김 도매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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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김을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다. 중국은 주로 내수용만 생산하며 한국과 일본이 세계에서 유통되는 김을 대부분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마른김 공판량이 최근 급속하게 줄었다. 2022년 6370만속(목표량의 83.8%), 2023년 4843만속(65.4%), 올해 4936만속(65.8%) 수준이다. 생산량 저하의 원인은 일본의 최대 김 산지인 규슈 아리아케해에서 지구 온난화로 황백화 현상(영향 부족으로 누렇게 변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 꼽힌다. 수온이 오르며 적조가 발생해 김 성장에 필요한 영양염류가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김 생산량은 올해 1억4970만속으로 지난해 1억4126만속보다 6% 증가했다. 해외 유통업자들이 우리나라 김을 찾으며 수출국은 2010년 64개국에서 지난해 124개국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전남 완도 등에서 38년째 김을 생산하고 있는 최봉학(66) 한국김산업연합회 회장은 “일본에서 생산량이 반 토막 나며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재고가 부족해 김값이 크게 뛰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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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남 완도군에서 열린 ‘제13회 김의 날’ 행사에 참석한 김 양식 종사자들이 수출 10억달러 기원 꽃가루를 바라보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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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어민들은 일본의 김 생산량 감소를 마냥 반기지 않는다. 한국의 김 생산량도 언제든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영훈 한국수산회 회장은 “우리 바다 환경도 변할 수 있다. 정부도 학계도 지금 문제가 없다고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 관계자도 “당장은 괜찮겠지만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 상황인 만큼 대응할 수 있는 연구나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전문 인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인삼연구원의 연구인력은 130명이 넘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의 해조류 양식 전공자는 3명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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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식 김 양식 시설. 전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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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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