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위 10개 종목 살펴보니
엔비디아 등 美 빅테크 호실적 주가 ↑
‘에이스 탑7플러스’ 연초比 약 2배 급등
‘美 테크10아이셀렉트’ 76%… 수익 2위
‘타이거 필라델피아 레버리지’ 75% 껑충
원자력·화장품 관련 기업 투자도 ‘쏠쏠’
‘하나로 원자력 아이셀렉트’ 58%로 4위
‘타이거 화장품’도 시장 성장에 41% ↑
한투·NH등 중소운용사 높은 수익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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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자산 규모 100조원을 넘었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올해도 순항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상장된 ETF 868개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145조566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121조657억원에서 반년도 안 돼 20조원 넘게 증가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2조8228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무엇일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이나 반도체·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투자한 ETF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 기업은 하반기에도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원자력 관련 기업이나 화장품 관련주에 투자한 ETF도 수익률이 높았다.
◆고공 수익률 키워드는 ‘미국·반도체·AI’
1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 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 중 연초 대비 가장 수익률이 높은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 미국 빅테크 톱7 플러스 레버리지(합성)’다. 연초 대비 90.9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ETF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기초 지수의 레버리지를 추종한다. 즉 기초 지수가 하루 1% 상승하면 2% 상승을 추구한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와 아마존닷컴, 구글, 애플, 메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이 뛰어난 실적에 주가 상승세를 보인 덕분에 ETF 수익률도 크게 치솟았다.
연초 대비 75.85%의 수익률로 2위에 오른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미국 테크10 레버리지 아이셀렉트(합성)’ 역시 나스닥 상장기업 중 기술지향 대표종목 10개로 구성한 ‘아이셀렉트(iSelect) 미국 테크10’ 지수를 기초로 레버리지를 추종한다.
수익률이 높은 ETF 다수는 빅테크와 더불어 반도체, AI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3위(75.3%)에 오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레버리지(합성) ETF’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레버리지로 추종한다. 이 지수는 엔비디아, AMD, 퀄컴 등 주요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 30종목으로 구성됐다. AI 열풍 덕에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크게 치솟고 최근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 역시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ETF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내놓은 ‘하나로 글로벌 반도체 톱10 솔랙티브’ ETF는 51.84%의 수익률을 보였는데, ‘솔랙티브(Solactive) 글로벌 반도체 톱10 인덱스’를 기초로 하며, 글로벌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대표 편입 종목은 엔비디아와 TSMC, 브로드컴, ASML 등이다. AI 산업의 구조적 성장에 주목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것이 NH-아문디자산의 설명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내놓은 ‘타임폴리오 글로벌 AI 인공지능 액티브’는 45.13%의 수익률을 냈다. MS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엔비디아, 메타, AMD,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AI 산업 주도주에 투자한다. 최대 연 4회 정기 변경을 통해 종목을 변경하는 패시브 ETF와는 달리 수시로 종목을 변경할 수 있는 액티브 전략으로 수익을 추종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놓은 ‘에이스 AI 반도체 포커스’는 50.4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ETF는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을 압축 구성한 지수인 ‘에프앤가이드 AI 반도체 포커스 지수’를 기초로 추종하는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등 AI 산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한 국내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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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화장품 투자 ETF도 수익률↑
NH-아문디자산이 운영하는 ‘하나로 원자력 아이셀렉트’는 58%의 수익률로 4위에 올랐다. 지수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해 더 큰 손실 위험을 각오해야 하는 레버리지 ETF를 제외하면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아이셀렉트 원자력 지수’를 기초로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NH-아문디자산은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시대 흐름에 맞춰 이 ETF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6월 기준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공사, 현대건설 등 원자력 및 전력 수요 관련 기업의 투자 비중이 높다. 또 다른 원자력 테마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 원자력 테마 딥서치’는 44.6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아이디어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도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이 내놓은 ‘타이거 화장품’ ETF는 41%의 수익률을 보였는데, 이 상품은 에이피알과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한국콜마,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이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올해 1분기 미국과 동남아, 유럽 시장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면서 가파른 실적 증가를 기록했고, 이는 증시 성장으로 이어졌는데 그 성과가 ETF 수익률에서도 나타났다.
상반기 ETF 시장의 특징으로 중소 자산운용사가 높은 수익률을 냈다는 점 또한 꼽힌다. 수익률 상위 10위 ETF 운용사를 살펴보면 한국투자신탁이 3개로 가장 많았고, NH-아문디자산이 2개를 기록했다. 한화자산과 키움자산운용도 각각 1개였다. 아울러 국내 자산운용 시장 상위 1·2위인 삼성자산과 미래에셋자산도 1개씩이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자본시장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상품에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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