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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수요 감당 못해 가격 급등한 김…전남 양식장 확대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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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그대로인데 수출 급증해 물량 부족
1㎏ 1950원으로 지난해 보다 71.5% 상승
“정부, 신규 양식장 허가 신속히 수용해야”


경향신문

김 전국 최대 생산지인 전남의 바다에 설치된 양식장. 김 수요가 급증하자 전남은 정부에 양식장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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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에 무시로 오르던 ‘김’의 위상이 달라졌다. 전국 최대 수산물 생산지인 전남에서 김은 올해 단일 품목 처음으로 8000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했다. 줄곧 1위를 차지했던 수산물 황제 ‘전복’을 단숨에 앞질렀다.

작년보다 가격이 두 배 정도 오른 김은 재고도 급감해 당분간 높은 가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양식장 개발에 나섰지만 전남은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남도는 16일 “김 양식장 신규개발을 해양수산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 양식으로 생산되는데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전남의 양식장은 6만2668㏊로 서울 여의도의 211배 규모다.

김은 최근 생산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한다. 올해 전국 김 생산량은 50만8782t으로 2023년의 53만t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가공 전 물김 가격은 폭등했다. 올해 물김 1㎏의 가격은 1950원으로 지난해 1140원보다 810원(71.5%)이나 상승했다.

전남의 김 생산액은 올해 처음으로 전복(6700억원)을 앞지르며 수산물 1위를 차지했다. 김을 가공한 ‘조미 김’ 등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김 가격 상승은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김 소비는 내수가 55%, 수출이 45%였다. 하지만 2021년에는 수출이 53%로 처음으로 내수를 앞질렀다. 2022년에는 수출이 56%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68%까지 치솟았다.

국내 김 재고는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김 재고량은 4만9000속(1속은 마른김 100장)으로 재고율은 3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6만4000속보다 23%나 줄어든 양이다.

김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양식장 확충이 시급하지만 정부는 지자체 요구를 모두 수용하지는 않고 있다. 12개 시·군에서 김 양식을 하는 전남은 정부에 현재 면적의 10% 정도인 6000㏊ 확대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전국적으로 2700㏊의 양식장을 신규개발하기로 하고 전남에는 1658㏊를 배정했다. 김 생산 다변화를 위해 충남과 전북에 각각 470㏊씩을 배정했다. 전북과 충남은 각각 기존 면적의 9.8%와 15%가 늘었다. 부산은 52㏊, 경기는 51㏊가 늘어난다

신규 양식장 확보가 여의치 않자 전남은 그동안 김 양식장이 설치되지 않았던 수심 35m 이상의 ‘외해 양식장’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또 ‘육상양식’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육상에서 양식하면 수온에 관계없이 연중 김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외해는 파도도 적당하고 수온도 낮아 우수한 김 생산에 더 적합하다”면서 “현재 외해에 대한 김 양식 허가와 관련한 법령이 없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의회에서는 정부가 신규 양식장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의준 도의원은 “수온 상승 등 기후변화로 현재 양식 규모로는 평년 수준 이상의 생산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신규 양식장 확대와 외해 양식 신설을 신속히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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