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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서울 사는 외국인, 결혼이주·노동자 비중 줄고 유학생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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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거주 외국인, 유학생·기타 체류 늘어나

“상담지원 여전히 노동자·결혼이주민 중심”

외국인노동자와 결혼이민자를 중심으로 한국에 체류하던 외국인 구성이 변화하고 있다. 노동자와 결혼이민자는 전보다 줄어든 반면, 기타 외국인과 유학생 등으로 이주 배경이 다양해지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상담 및 각종 지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센터는 17일 ‘글로벌 도시 서울, 이주여성에게 안전한가’라는 제목으로 간담회를 열고 2013년 개소해 현재까지의 운영 현황을 공유했다. 센터에 따르면 2013년 9월 개소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10만8000여건을 상담했다. 연간 1만2000건 이상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직접 찾아오는 이주여성뿐 아니라 전화 상담과 이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이용한 사이버 상담도 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화 상담이 전체 상담의 41.9%, 사이버 상담은 38.6%를 차지했다.

세계일보

'외국인 유학생 채용박람회' 부스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채용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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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희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장은 “서울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이 24만5000명 정도로 집계되는데 이 중 결혼 이주여성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귀화한 분까지 합하면 결혼 이주여성이 한국사회에서 장기적으로 머물면서 겪는 어려움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비중 증가가 두드러지는 외국인 유형은 유학생이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18만9397명이다. 이 중 6만6975명(35.36%)은 서울에 거주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유학생 중 4만5366명(67.74%)은 여성이다. 외국인주민이란 각종 비자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뿐 아니라 귀화한 주민과 그들의 자녀까지 포함해 외국인 거주자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이다.

황정미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원은 “외국인주민을 성별로 보면 남성은 노동자, 여성은 노동자·결혼이민자가 많았는데 점점 동포나 국적취득자와 자녀, 유학생, 기타 외국인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며 “외국인주민의 다양화”라고 짚었다.

서울을 기준으로 2013년 남성 외국인주민 중 노동자는 6만3115명이었는데 2022년에는 2만5591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동포는 3만5358명에서 5만2678명으로 1만5000명 이상 늘었으며 각종 기타 비자 및 자격으로 입국한 외국인을 포함하는 기타 외국인 수도 3만5780명에서 5만4916명으로 크게 늘었다.

여성 외국인주민 구성비율도 이와 비슷하게 2022년에는 상대적으로 노동자와 결혼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유학생(1만7123명→4만5366명)과 기타 외국인(3만5369명→5만8256명) 등 다른 유형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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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출신으로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에서 활동 중인 나랑토야 상담원은 “가정폭력 상담 건수가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하고 온라인 매체 사용이 늘면서 디지털 성범죄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유학생은 외국인 정책에서 소외되고 이들을 지원할 법적 체계도 구축되지 않아 학업을 중단하고 정신건강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학생 증가세에 비해 피해 지원체계 마련은 늦어지면서 센터에 상담을 받으러 찾아오는 유학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센터가 상담한 유학생은 2019년 143건(전체 상담의 1.14%)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578건(4.65%)으로 5년 사이 크게 늘었다.

황 연구원은 “점점 외국인주민의 이주 배경이 다양해지고 장기거주 이주여성도 꾸준히 늘고 있어서 기존에 결혼, 가정폭력에 집중한 지원 방식에 해당하지 않는 피해 유형이 늘고 있다”며 “기존 상담창구가 현실과 불일치하고 사각지대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센터장은 “한국 인기가 늘면서 전보다 출신국이 다양해지고, 관광객이 성폭력을 당하거나 온라인 데이팅앱으로 알게 된 사람에게 피해를 당하는 등 전에 없던 일을 피해사례로 접하는 일이 발생한다”며 “언어 지원 확대와 전문상담 강화는 저희의 과제”라고 꼽았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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