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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글로벌 칼럼 | 포르노 콘텐츠 허용, X의 활로 아니라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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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그러니까 트위터는 이제 사용자가 누드와 성적인 콘텐츠를 게시하고, 보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일론 머스크는 정말 이런 생각을 했을까? 아직도 이 플랫폼을 마케팅에 사용하는 기업이 있을까?

필자는 포르노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뮤지컬 <애비뉴 큐>에서 지적했듯이 "인터넷은 포르노를 위한 것"이니까. 하지만 트위터가 "합의하에 제작되고 배포된 성인 누드 또는 성행위를 공유"하도록 허용하기로 했을 때, 경영진이 정말 신중하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ITWorld

ⓒ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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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왜 이러는지는 알고 있다. 트위터는 계속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유주 일론 머스크와 CEO 린다 야카리노가 아무리 숫자를 왜곡하려 해도 트위터는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 분기마다 3억 달러를 지며 부채를 갚아나가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이번 선거철에 쏟아지는 정치 광고가 X의 수익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머스크의 2022년 인수 이후 X의 우경화도 마찬가지다. 에디슨 리서치의 인피니트 다이얼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미국 사용자 수가 30% 감소해 현재 미국 인구의 19%만이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도의 27%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센서 타워의 데이터에 따르면, 머스크의 인수 이후 미국의 일일 앱 사용자 수는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와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를 소셜 네트워크에 다시 초대하는 등의 움직임으로 우익을 포용한 머스크는 재정적으로는 호의를 베풀지 않았다. 이 사이트에는 반유대주의, 반흑인 인종주의, 신나치주의, 백인 우월주의 등을 조장하고 미화하는 트윗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유대인, 무슬림,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폭력을 선동하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혐오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사용자라면, 이런 입장 중 일부를 지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 및 광고에 이런 게시물을 사용하고 싶은가?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메타의 스레드(Threads)는 X의 광고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아직까지 스레드에는 광고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광고주들이 X의 브랜드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X에서 스레드로 옮기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메타 생태계의 일부인 스레드는 보다 통제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광고주에게 더 매력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기업은 메타의 광고 인프라와 도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캠페인과 원활하게 통합할 수 있다는 점에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많은 업계에서는 광고 예산을 고려할 때 스레드가 훨씬 더 매력적인 옵션으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트위터의 주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포르노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포르노는 돈을 벌어준다. 간단하다. 시장 조사 사이트인 깃넉스(Gitnux)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포르노 산업은 연간 120억~14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970억 달러 규모이다. 이는 엄청난 돈이다. X의 입장에서 보면 더 좋은 점은 플랫폼이 콘텐츠에 대해 한 푼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포르노 제작자가 콘텐츠를 제작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은 X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X는 깔때기만 제공할 뿐이다.

X는 오래전부터 포르노에 대한 문을 열어뒀다. 2022년에도 다이슨, 마쯔다, 포브스, PBS 키즈가 아동 포르노를 홍보하는 트윗과 함께 표시되는 광고를 이유로 마케팅 캠페인을 중단하고 광고를 삭제했다.

필자 역시 파란색 체크 표시가 있는 젊은 여성이 등장해 합리적인 가격에 사랑을 제공한다는 바닐라 포르노 광고를 많이 봤다. 사실 필자는 그저 기술과 체스에 대한 대화, 아재 개그,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 사진, 그리고 필자가 흥미로워하는 이야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X를 이용한다. 만약 필자가 사랑을 찾고 있었더라도 X에서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최근 한 레딧 사용자는 "이제 트위터는 포르노와 포르노 봇일 뿐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는 트위터가 "성인용 콘텐츠... 성인 누드 또는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성적인 행동을 묘사하는 합의하에 제작 및 배포된 자료로서 음란물 또는 성적 흥분을 유발하기 위한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하기 전의 일이다. (참고로, 해당 레딧 스레드에 대한 공감대는 요즘 X는 포르노와 우익의 폭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이 달라졌을까? 음, 포르노 콘텐츠를 받아들임으로써 X는 광고를 가장한 게시물을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실제로 포르노 사이트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많은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3월 현재 아칸소, 인디애나,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몬태나,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유타, 버지니아 등 미국 9개 주에서는 성인 콘텐츠에 액세스할 때마다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플로리다, 아이다호, 사우스다코타도 곧 이 법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런 법에 따라 성인용 콘텐츠를 호스팅하는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모든 사용자는 사용자가 18세 이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정부에서 발급한 신분증의 디지털 사본을 사이트에 제공해야 함을 의미한다.

상상할 수 있듯이 사람들은 포르노 사이트에 신분증을 보내는 것을 꺼린다. 실제로 포르노허브(PornHub)가 연령 확인법을 시행하는 주에서는 사이트 방문을 금지한 후 VPN 검색이 400% 이상 급증했다.

또한 아칸소, 플로리다, 유타주 등 일부 주에서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신분증을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콘텐츠에 포르노를 명시적으로 추가하는 것은 스스로 차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셈이다.

머스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간단하다. 사용자가 신분증 공개에 동의하지 않으면 트위터가 차단된다. 신분증을 공개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캐나다 등지에서 VPN을 사용해 X에 접속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플랫폼은 더 많은 사용자를 잃게 될 것이고 광고주에게는 그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다.

트위터의 머리 위에 다모클레스의 칼을 지탱하고 있는 끈이 닳아 곧 끊어질지도 모른다. 현명한 기업이라면 한때 인기를 끌었던 소셜 네트워크가 사라지고 비즈니스 평판도 함께 사라지기 전에 지금 당장 X를 삭제하고 탈퇴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Steven Vaughan-Nichols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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