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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철규 "어대한은 당원 모욕" 당권 두고 ‘친윤-친한’ 전면전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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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월 5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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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당 대표 선출과 관련한 당 일각의 ‘한동훈 대세론’ 주장에 대해 “당원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몰아가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며 이렇게 말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란 말을 들어봤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차기 당 대표 조건으론 “당원의 중지를 잘 모으고, 정부와 협업해가면서 정책을 성공시켜 나가는 능력 있는 분이 적임자”라고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관계에 있는 한 전 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주변의 정체성 문제도 거론했다. 이 의원은 “최근 3~4일 전 특정 언론사에서 보도했다가 갑자기 내려버린 보도가 굉장히 (당원 여론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며 “우리 당원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 공감하기 어려운 분들이 특정 후보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보도는 모 경제지가 지난 14일 밤 출고한 기사로, ‘한 전 위원장은 김경율 전 비대위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신지호 전 의원 등 외부 자문그룹으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오보”라고 주장했고, 해당 기사는 출고 한시간가량 뒤 삭제됐다. 그새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한 전 위원장과는 가끔 사회적 의제가 있을 때 텔레그램으로 논쟁하는 정도”라고 적었다가 기사가 삭제되자 해당 글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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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경률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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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핵심인 이 의원이 한 전 위원장을 직접 공격하면서 친윤계가 당권 경쟁 국면에 등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친한 것으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도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정사상 여권이 치른 총선 중 가장 큰 참패를 초래한 패장이 다시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다. 이런 무도하고 천박한 일은 일찍이 없었다”고 적었다. 한 전 위원장을 ‘팬티 벗고 덤벼드는 자’로 빗대며 “그는 지금 조급하게도 ‘임표(林彪)의 길’을 서두르고 있다”라고도 했다. 중국 정치가인 임표(린뱌오)는 중국 마오쩌둥을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키려다 실패하고 사후 반역자로 규정된 인물이다.

한 전 위원장 측도 반박에 나섰다. 신지호 전 의원은 17일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한동훈 대세론이 형성된 것으로 본다”며 “총선백서를 통해 한동훈 깎아내리기에 실패한 이철규 의원이 ‘총선백서 시즌2’를 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 측근의 정체성에 대해선 “‘한동훈은 김경율 같은 좌파 출신에 쌓여 있구나’란 식의 윤ㆍ한 갈등을 부추기려는 것”이라며 “모두 오보였고 기사도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친윤계가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통해 당권 경쟁 구도를 ‘친한 대 비한’으로 규정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윤 세력이 '비한' 후보에 대해 표를 몰아주는 식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 전 위원장 측은 ‘친윤 대 비윤’ 구도를 강조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영입한 이상민 의원은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비윤 성향의 김재섭 의원에 대해 “친윤 내에서 개혁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6월 24~25일 후보자 등록을 받은 뒤 7월 23일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7월 28일 결선 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17일 안철수 의원은 “대한민국을 위해 더 시급한 과제들에 집중하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지금 대표가 돼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안 의원 측 설명이지만, “채상병 특검법 찬성 등으로 당내 입지가 쪼그라드는 등 전당대회 당선 가능성이 작아 포기한 것 아니냐”(영남 의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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