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숙 여사가 오빠인 조각가 권진규에 대해 서울시립미술관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원의 얼굴’로 잘 알려진 조각가 권진규(1922~73)의 동생 권경숙 씨가 16일 세상을 떠났다. 97세. 고인은 권진규의 유작과 작업실을 보존해 공공에 기증했다. ‘수학의 노벨상’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41) 프린스턴대 교수의 조모이기도 하다.

고인은 권진규가 “작품과 사후 처리를 맡긴다”는 말을 남기고 숨진 뒤 일본에 흩어진 작품까지 매입해 가져오며 권진규의 작품 세계를 알리는 데 힘썼다. 아들 허경회 권진규 기념사업회 대표, 허명회 고려대 명예교수 등과 함께 2008년부터 권진규 기념사업회를 운영하며 권진규의 작품 수집ㆍ연구를 이어왔다.

서울 동소문동 작업실의 권진규. 사진 권진규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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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권진규의 마지막 생애 4년간 서울 동소문동 작업실 옆에서 살림을 꾸리며 권진규의 작업을 도왔다. “오빠가 (내) 아들들을 굉장히 사랑하며 ‘사람의 아들이다’라고 했고, 본인의 조각은 ‘내가 혼을 부어 만든 흙의 아들’이라 했다”고 돌아본 바 있다.

권진규의 대표작 지원의 얼굴 [권진규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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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에 권진규의 동소문동 아틀리에와 유품을 기증했다. 이어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에 권진규의 작품 141점을 기증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 상설전시관 ‘권진규의 영원한 집’이 마련되면서 고인은 필생의 꿈을 이루고 눈을 감게 됐다.

빈소는 서울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8호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 30분. 02-860-3500.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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