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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달 23일 예정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는 24∼25일 진행될 후보 등록 마감 직후 공식 출마 선언을 한다고 한다. 4·10 총선 다음날 사퇴한 지 70여일 만이다. 그는 최근 가까운 원내외 인사들에게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지원을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출마 회견문 작성, 여의도 사무실 임대 등 실무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다. 당원 상대 모든 여론조사에서 그는 선두를 질주 중이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가 지난주 ‘당원투표 80%, 여론조사 20%’로 선출 규칙을 바꿨지만,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을 뜻하는 ‘어대한’이라는 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대세론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그가 70여일 만에 재등판을 선언하는 데 어떤 명분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총선 패배 후 “모든 책임은 오롯이 내게 있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불통 리더십 탓이 크지만 한 전 위원장의 전략적 판단 미스도 빼놓을 수 없다. 집권당이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586 심판론’ ‘이재명·조국 심판론’으로 맞선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총선 패장이 사퇴 선언 두 달 보름 만에 당 대표를 맡겠다고 나서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 자숙하고, 정치 초년생으로서 더 내공을 쌓고 단련할 시기 아닌가. 출마 선언에 앞서 국민의힘 재건 비전을 마련하고, 채 상병 특검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이런 사안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차라리 출마 의사를 접는 게 낫다.
한 전 위원장 출마가 가시화되자, 국민의힘 내 경쟁자들이 일제히 ‘한동훈 때리기’에 나선 것도 볼썽사납다. 홍준표 대구시장을 필두로 나경원, 윤상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공격에 나서고 있다. 홍 시장은 어제도 “총선을 망친 주범들이 당권을 노린다고 삼삼오오 모여 저리 난리 친다”고 그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철규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핵심도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그에 대해 견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옥신각신하는 게 국민 눈에는 한심한 지리멸렬로 비칠 뿐이다. 국민의힘이 쇄신 방안은 제쳐놓고 내부 갈등만 벌인다면 전당대회를 백번 열어도 민심은 싸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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