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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르포] 누구나 체험하는 짜릿한 모터스포츠…'HMG 드라이빙 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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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전 '레벨1' 모터스포츠 입문 '레벨2' 프로그램 진행
단계별로 전문 강사 맞춤지도…서킷 맛보기로 '고성능' 체험


더팩트

16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EV6 GT 차량이 레벨2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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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처음엔 30km였지만 이번엔 60km입니다. 자, 출발."

인스트럭터(강사)의 무전이 들리자 현대자동차의 전동화 세단 '아이오닉 6'가 서서히 출발했다. 전방 장애물을 회피하는 기술 중 하나인 '타겟제동'을 연습하는 코스였다.

시속 60km로 속도를 올린 차량은 양옆에 세워진 파란색 줄무늬 트래픽콘(삼각뿔)에 이르자 급제동을 시작했다. 전방에 누워있는 빨간색 줄무늬 삼각뿔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스티어링 휠(운전대)를 180도로 왼쪽으로 급격히 회전하고, 다시 차량을 일자로 정렬하려고 반대로 180도를 급하게 돌렸다. 2톤에 육박한 차량은 급격히 왼쪽으로 선회하며 멈추었다.

운전자의 온몸이 휘청였고, 안전벨트가 몸을 시트에 강하게 밀착시켰다. '끼기긱' 하는 타이어 마찰음이 크게 울렸고, 이내 비상 깜빡이가 깜빡이는 소리가 고요한 차내를 울렸다.

"아쉽게도 전방 콘을 살짝 밟으셨어요."

실제 도로에서 비슷한 상황이었으면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로 8가지 특별 코스를 제공한다. 모터스포츠 매니아 뿐만 아니라 운전 초보자부터 입문자, 프로를 꿈꾸는 사람들까지 단계별로 주행 실력을 향상시키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모터 스포츠 문화를 육성해 나가고 있다.

지난 16일 <더팩트>는 충남 태안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직접 방문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 '레벨1'과 '레벨2'를 직접 경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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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아이오닉 6 차량이 레벨1 프로그램 중 긴급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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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은 체험자의 운전 수준에 따라 단계별로 나누어져 있다. '레벨 1'은 일상 주행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전 교육을 위주로 제공된다. 렉처룸(강의실)에서 간단하게 이론교육을 받는데, 기초적인 운전 지식과 시트 포지션, 스티어링 휠 파지법 등을 다시 배우게 된다.

면허를 딴지 15년이 넘은 기자도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들어, 스티어링 휠을 파지할 때 상단 45도 각도로 양 옆에 손을 위치시키는 것이라 알고 있었는데, 양옆 90도 지점에 손을 위치해야 한다고 교정받았다.

스티어링 휠을 회전시킬 때 정확한 계산을 위해 90도 지점에 양손을 파지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티어링 휠 양옆 지점에 차량을 조작하는 다양한 버튼이 위치해 있어 안전장치 등을 조작하기도 편리하다.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스티어링 휠과 관련해 인스트럭터에게 지적받았다. 엄지 손가락은 스티어링 휠 안쪽으로 넣어 파지해야 하는데, 오랜 시간 대충 잡는 습관이 들어 엄지 손가락을 자꾸 밖으로 빼서 지적받기도 했다. 위험한 순간에 스티어링 휠을 놓칠 확률이 크기에 반드시 엄지를 스티어링 휠 안으로 넣으라는 조언이었다.



시트 포지션 설정 방법, 하체 거리조절, 등받이 조절 방법 등 기초부터 다시 차근차근 배웠다. 안전벨트의 높낮이 조절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벨트 위치가 너무 높으면 목을 조일수 있기에 벨트 포지션도 조절해야 한다는 점을 처음 배웠다.

초보 운전자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타이어에 대해서도 중요성을 교육 해줬다. 외관점검법부터 공기압 점검 방법 등을 전달하고, 적정 공기압이 아닐 경우 마모 불균형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공기압이 과하면 가운데만 마모되고, 너무 적으면 양옆이 마모된다. 이런 식으로 편마모가 발생하면 승차감에 악영향을 주고, 누적되면 차량 안전에도 문제가 생긴다.

본격적으로 체험에 들어가면서 배정된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전동화 세단 '아이오닉 6'였다. 레벨 1 프로그램에서는 △트래픽콘을 지그재그로 피하는 슬라럼 코스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긴급제동 △장애물을 피하는 긴급회피 △트랙 주행 체험으로 구성된다.

슬라럼 코스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차량의 거동을 느끼고 어느 정도로 움직여야 하는지 등에 대해 감으로 익힐수 있었다. 너무 급격하게 움직이면 차량이 불안정하게 움직이는데, 부드럽고 안전하게 조작하는 방향으로 인스트럭터가 지도해줬다.

긴급제동은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방법과 요령을 익히는데, 과감하고 힘차게 밟는 것이 의외로 쉽지 않았다. 수 차례 반복 숙달을 하니 점점 더 나아졌고, 제동 거리가 점점 짧아지는 것을 직접 확인하니 운전에 대한 자신감이 더 붙었다.



레벨 1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장애물 긴급회피였다. 시속 30km로 시작헤 40km, 50km, 60km로 단계별로 속도가 높아지는데, 스티어링 휠을 매우 빠르고 강하게 180도로 돌렸다가 다시 반대편으로 180도 돌려야 한다. 일상 주행에서도 갑자기 도로로 아이가 달려나오거나 장애물이 튀어나오는 등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이었다.

체감상 0.1~0.2초 이내로 반응해야 했다. 처음 장애물을 피하는 것에 성공해도 반대편으로 다시 돌리는게 조금만 늦어도 바로 옆의 트래픽콘을 건드렸다. 실전이었으면 장애물을 피하더라도 2차 사고가 나타날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을 것 같았다. 이 역시 속도를 단계별로 높이고, 4~5차례 반복하면서 점점 개선되는 것을 느꼈다.

서킷 주행은 시속 100km 이내로 사실상 '찍먹' 수준에 가까웠다. 인스트럭터의 선두 차량을 따라 가장 효율적인 주행을 할 수 있는 '레코드 라인'을 따라 달렸다. 코너에서 안정적으로 돌기 위해선 미리 감속을 하고, 브레이크를 서서히 떼면서 탈출해야 한다는 방법을 알려 주는데, 레벨 1 이후에 체험한 레벨 2에서는 좀 더 업그레이드된 코너 탈출 요령을 알려준다.

20분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바로 레벨 2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레벨 2는 모터스포츠를 본격적으로 입문하고픈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다.인스트럭터도 '삼부자 레이서' 집안으로 유명한 김학겸 프로레이서가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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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EV6 GT 차량이 킥플레이트 코스에 진입하고 있다. 차량 후미를 흔들어 강제로 오버스티어 상황을 만들고, 카운터 스티어링 기술을 익히도록 돕느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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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2는 레벨 1 프로그램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난이도를 자랑했다. 레벨 2에서는 △슬라럼 코스 △타겟제동 △폭스 헌팅(꼬리 물기) △킥플레이트 코스(카운터 스티어링) △드래그 레이스 △서킷 체험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슬라럼 난이도가 레벨 1보다 높아졌다. 레벨 1에서는 트래픽콘의 간격이 일정했는데, 레벨 2에서는 간격이 넓거나 좁아지는 등 불규칙해졌다. 스티어링 휠 조작을 더욱 세밀히 해야 했고, 속도 조절도 신경을 많이 써야했다.

타겟제동 역시 긴급회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코스인데, 긴급회피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피하기만 하는 것이었지만 타겟제동은 2차사고 예방을 위해 회피 이후 정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타겟제동도 시속 30km로 시작해 60km까지 속도를 끌어올리며 단계별로 진행했다.

단순히 피하기만 하는 것과 달리 브레이킹까지 신경을 쓰다보니 트래픽콘을 번번히 건드리기 일쑤였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서 브레이크를 잡으면 오히려 더 제동거리가 늘어났다. 정확히 스티어링휠을 돌린 뒤 다시 휠을 정면으로 정렬하고, 강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데, 이 전체 동작이 체감상 1초 이내에 모두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 있었다.

폭스 헌팅 코스도 체험했다. 차량 2대가 슬라럼을 진행하며 서로의 뒷편으로 누가 빨리 접근하는가를 겨루는 대결이었다. 직선 코스 가속을 한 다음, 좌우 지그재그로 슬라럼을 하고 180도 회전하는 코스로 구성돼 있었다.

폭스 헌팅에서는 언더스티어를 제어하는 것이 중요했다. 속력이 너무 높은 상태에서 슬라럼 코스로 진입하면, 언더스티어가 나타나는데 이때 제어하려면 속도를 더욱 줄여야 했다. 내가 언더스티어가 나타나고, 상대는 나타나지 않았다면 속도는 상대방이 더 빨랐다.

특히, 여러바퀴 돌기 시작할수록 급제동이 반복돼 브레이크에 열이 올라와 성능이 점점 나빠지는게 실제로 느껴졌다. 센스 있는 운전자는 회차가 늘어날수록 브레이킹 포인트를 점점 앞으로 가져가서 안정적으로 운용해 속도를 높였다.

킥플레이트 코스는 오버스티어를 제어하는 방법을 배우는 코스였다. 차량이 저속으로 킥플레이트 위로 진입하면, 바닥이 순간 흔들리며 차량 뒷바퀴를 흔든다. 강제로 오버스티어 상황을 만들어, 카운터 스티어링 기술을 사용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줬다. 처음에는 차량제어장치를 켠 상태에서 체험하고, 이후에는 끄고 코스를 경험했다.

시속 30km로 진입하고 차량의 뒤가 확 돌았는데, 마치 눈길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차량 뒤가 빙그르 도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재빨리 고개를 정렬하고 회전하는 반대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재빨리 돌리자 차량이 안정화됐다. 너무 과하게 돌리면 차량이 또 반대 방향으로 빙그르 회전하기에 정확하게 필요한 만큼 카운터를 치는 것이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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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EV6 GT 차량 두 대가 드래그 레이스를 하고 있다. 이날 체험한 사람 중 최고 시속 192km까지 속도를 올린 사례도 나타났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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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레이스도 체험했다. 시승하고 있는 EV6 GT는 585마력에 최대토크 75.5kgf·m, 제로백 3.5초의 엄청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직선 주로에서의 호쾌한 주행을 맛볼 수 있는 코스였다.

신호를 받자마자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자, 온몸이 시트 안으로 푹 파뭍히는 것을 느꼈다. 전체 1.6km 직선 주로에 가속은 800m만 하는데, 가속구간 끝에 도달하자 속도계는 시속 170km를 표시하고 있었다. 스포츠 모드를 한 뒤 2회차로 출발하니 180km까지 속도가 치솟았다. 다만, 너무 속도가 빠른데다 급격하게 몸이 뒤로 파묻히는 경험이 반복되다보니, 살짝 멀미가 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서킷 체험을 진행했는데, 레벨 1에서는 알려주지 않았던 노하우를 좀 더 많이 알려줬다. 예를들어, 레벨 1에서는 브레이킹 포인트에서 감속한 뒤 코너를 완전히 탈출한 뒤 가속했지만 레벨 2에서는 브레이킹을 서서히 줄인 뒤 코너 중간에서 완전히 페달에서 발을 떼고, 서서히 가속하는 방식인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 기법을 알려줬다. 체험 속도도 레벨 1에서는 시속 100km를 넘지 않았지만, 레벨 2에서는 시속 150km로 높였다.

특히, 선두 차량에서 인스트럭터가 체험 차량을 로테이션 돌리며 직접 한바퀴씩 세밀히 지도해줬다. 레코드 라인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지, 브레이킹 시점이 늦었는지, 가속 타이밍은 맞는지 세밀히 도제식으로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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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EV6 GT 차량이 다음 코스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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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코스를 마치자 기념사진과 함께 수료증을 전달 해줬다. 레벨 1과 레벨 2를 수료하면 레벨 3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레벨 3부터는 젖은 원선회 코스와 고속주회로 주행 등 좀 더 높은 수준의 스포츠 드라이빙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레벨 3 프로그램까지 이수하면 본격적인 모터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트랙 익스피리언스'를 이수할 자격이 부여된다.

트랙 익스피리언스 레벨1은 상설 서킷에서 N 브랜드 차량을 탑승해 배우는 스포츠 드라이빙 심화 프로그램으로,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아닌 인제 스피디움에서 1박2일로 진행된다. 서킷 전용으로 설계된 아반떼 N2 컵카를 택시 탑승하는 체험할 수도 있다.

트렉 익스피리언스 레벨2는 N페스티벌 레이싱에 활용되는 아반떼 N1, N2 컵카를 직접 운전할 수 있다. 이 단계부터는 프로 입문의 과정으로 돌입하며, 코스 워킹에서 부터 영상 분석, 나이트 주행 등 정말 프로 레이서가 겪는 상황과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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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EV6 GT 차량이 다음 코스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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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가족 단위로도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방문객이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레벨 1과 레벨 2의 참가신청이 많은데, 레벨 1은 주로 초보운전자나 젊은층이 많고, 레벨 2는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교육프로그램 외에도 아이오닉5와 EV9에서 1박 2일 차박을 하는 '캠핑 익스피리언스', 4~9세 아동들이 차량을 체험해볼 수 있는 '주니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등의 가족 친화적 프로그램도 마련돼있다.

다만, 태안에서도 다소 외곽에 위치해 방문하기 위한 거리가 길고, 최소 20만원인 교육 프로그램의 비용이 일부 소비자에겐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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