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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윤희영의 News English] 6·25 전쟁터에서 온 잃어버린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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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러스트=최정진


한 편의 영화 줄거리처럼 들린다(sound like the plot of a movie). 하지만 시나리오나 허구(fiction)가 아니다. 6·25 전쟁 당시 한국에서 온 임자 잃은 편지(lost letters from Korea)가 마침내 집 찾아갔다는(find way home) 실화(true story)다.

캐나다의 한 젊은 부부가 돌아가신 남편 조부모에게 시골 농장 주택을 물려받는다(inherit a farmhouse). 지난해 11월 24일 이사하던 날(on the day of moving in), 벽장을 청소하다가(clean out a closet) 옛 편지 한 무더기를 발견한다(come across a stack of old letters). 청춘 남녀 연애편지인 듯했다. 대공황 속에서 자라난(grow up in the Great Depression) 할아버지·할머니는 무엇이든 재사용하고 보관했던(reuse and store everything) 탓에 각자의 연애편지조차 버리지 않고 한편에 모아둔(keep their own love letters in one corner) 것이리라 생각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가 아니라 한국전쟁 참전 중이던 위클리프 프레슬리 상병과 주고받은 편지들이었다. 편지 내용과 이것저것 따져 미루어보니(put two and two together) 연인 사이가 틀림없어 보였다. ‘사랑한다’는 말만 없을 뿐 더없이 절절했다. 빨리 전쟁이 끝나고 살아 돌아가(return alive)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고(wait until then) 했다.

알고 보니 프레슬리 상병은 결혼한 상태였고(be married), 갓 낳은 딸(newborn daughter)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20대였던 할머니와는 6촌 관계(second cousin)였다. 두 사람이 단순히 혈육으로 안부를 나눴던(exchange greetings through blood relations) 것인지, 금지된 사랑을 했던(have a forbidden love) 것인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른다.

현지 매체 BarrieToday에 따르면, 할머니가 받아본 마지막 편지는 프레슬리 상병에게서 온 답장(reply letter)이 아니었다. 우체국의 배달 불능 우편물 담당 부서(Dead Letter Office)에서 보내온 그녀 자신의 편지였다. 한국까지 배달됐으나, 그 편지를 받아볼 사람이 없어 되돌아왔다고 했다.

“상병(Corporal) 위클리프 프레슬리. 1926년 1월 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출생. 1949년 12월 15일 입대(enlist in the army). 1952년 6월 26일 한국전쟁 참전 중 전사(戰死·killed in action). 사망 확인된(be verified deceased) 나이 26세. 한국 부산 유엔기념공원 안장.”

그는 1950년 결혼, 전사했을 당시 캐나다에 생후 8개월 된 딸이 있었다. 벽장에서 편지들을 발견한 젊은 부부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故) 프레슬리 상병의 딸 메릴린을 찾아 나섰고, 얼마 전 한 여성에게서 자신의 시어머니(mother-in-law)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부부는 최근 메릴린에게 72년 전 한국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편지들을 모두 보내줬다. 이미 70대 노인이 된(be already in her 70s) 딸에게 아빠가 직접 썼던 필체(handwriting)와 어투(way of talking)가 어땠는지 지금이라도 보고 느껴보라고.

[영문 참조자료 사이트]

https://www.collingwoodtoday.ca/local-news/lost-letters-from-korean-war-find-way-back-home-to-barrie-family-8110004

https://www.orilliamatters.com/local-news/lost-letters-from-korean-war-find-way-back-home-to-local-family-8107449

https://www.midlandtoday.ca/local-news/lost-letters-from-korean-war-find-way-back-home-to-area-family-8109519?utm_source=ground.news&utm_medium=referral

https://www.bradfordtoday.ca/local-news/lost-letters-from-korean-war-find-way-back-home-to-local-family-8109635?utm_source=ground.news&utm_medium=referral

[윤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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