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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낡은 건물 걱정끝…“머리카락 굵기 탄소섬유로 새건물 만들어요”[미래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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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가스 발생하는 과거 보강재…'불연성' 탄소섬유로 해결

보강 전 보다 파괴하중 1.5배 ↑…"내구성·구조성능 우수"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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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박스 TRM 뿜칠 보강 장면./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의 급격한 노후화가 이뤄지고 있다. 준공 후 30년을 기준으로 사회기반시설의 37%는 노후시설물이고 20년 후에는 80%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노후시설물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일시에 교체할 수 없어, 수시로 유지보수를 해야 한다.

만약 성능이 부족한 시설물은 보강 또는 성능개선공사를 실시해 안전을 확보하고 시설물의 사용수명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보강재를 접착하고 철근콘크리트를 증설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강을 해왔다. 하지만 철근에 콘크리트까지 덧대어지니 과도하게 무거워지고, 접착제가 화재에 노출되면 연소가스가 나오는 문제가 있었다. 이 탓에 지하철이나 건축물 내부에는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약점이 뚜렷했다.

그렇다고 콘크리트를 쏟아부어 구조물을 시공하는 과거의 방식도 지금 활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지구온난화 현상에 따라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형 건설재료 활용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시멘트 1톤 생산 시 약 0.8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끝내 찾아낸 해결책이 머리카락의 약 10분의 1 굵기의 탄소섬유다. 고작 섬유가 어떻게 철근 등의 건설재료를 대체할 수 있을까 싶지만, 철보다 인장강도가 10배 이상 강하다.

탄소섬유를 1만 개에서 5만 개까지 모아서 직경이 2~5㎜ 되는 다발(Yarn)로 만들고 이 다발로 2~4㎝ 간격의 격자모양을 갖는 텍스타일 그리드를 제작해 건설재료로 활용한다.

텍스타일 그리드는 특유의 비부식성으로 내구성 확보를 위한 피복두께가 필요없기 때문에 구조물을 아주 얇게 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불연소재이기도 하다.

텍스타일 그리드는 콘크리트나 모르타르의 보강재로 사용할 수 있고 콘크리트를 결합재로 사용하는 경우 텍스타일 보강 콘크리트(Textile Reinforced Concrete; TRC)라 말하고 모르타르를 결합재로 사용하는 경우 텍스타일 보강 모르타르(Textile Reinforced Mortar; TRM)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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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텍스타일 보강 콘크리트 개요도./건기연 제공


다만 텍스타일 보강 개발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 시공해야 할지가 또 남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선 텍스타일 그리드를 활용한 시공 기술 두 가지의 기술을 개발했다.

우선 텍스타일 그리드를 보강재와 시멘트 모르타르를 사용해 두께 15~20㎜ 정도로 얇게 제작한 프리캐스트 TRM 패널 기술이다.

이 기술은 탈형이 필요 없는 영구거푸집 또는 콘크리트 구조물 보강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검사결과 보강 전에 비해 파괴하중도 1.5배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TRM 뿜칠(일명 숏크리트) 보강 기술도 개발했다. 이는 구조물 벽체 또는 하면에 그리드를 빠르고 견고하게 고정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곡면을 갖는 구조물, 슬래브 하면에 TRM을 뿜칠로 시공하는 과정에 그리드가 탈락하는 사고가 종종 있었다.

건기연에서는 텍스타일 보강 콘크리트 기술의 확산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김형열 건기연 선임연구위원은 "텍스타일 보강 콘크리트 기술은 기존 콘크리트 기술에 비해 얇게 시공할 수 있고 내구성 및 구조성능 또한 우수하다"며 "텍스타일 보강 콘크리트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 개발기술을 국내 민간기업에 기술이전을 실시했고 실제 공용시설물에 적용한 후 장기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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