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신윤복의 '고사인물도'를 소장하고 있던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측은 2019년 12월에서 2020년 1월쯤 신윤복의 고사인물도를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최근 서울 종로구청에 신고했다.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혜원 신윤복의 '고사인물도'. 2024.6.18 [사진=국가유산청] |
고사인물도는 신화나 역사 속 인물에 얽힌 일화를 주제로 그린 그림이다. 조선 후기의 대표 풍속화가였던 신윤복이 그린 이 그림은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제갈량이 남만국의 왕 맹획을 7번 잡았다 놓아주고는 심복으로 만들었다는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를 다룬 그림으로, 119.5x43㎝ 크기의 그림 우측 상단에 '조선국의 혜원이 그리다'는 묵서가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 그림에 대해 "신윤복이 1811년에 그린 그림으로 2008년에 개인이 일본의 수집가에게 구입해 일본에서 국내로 197년 만에 돌아왔다"며 "이 그림은 신윤복이 그리고,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 일본으로 가져갔다는 내용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 가치가 매우 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 전시에서 이 그림을 선보인 바 있다.
후암미래연구소 측은 그림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한 후 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가 없어 도난 의심자에게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소를 취하했다.
그러다 지난달 17일 국가유산청 출범식에 국가유산청 관계자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고, 국가유산청은 도난유산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종로구청)에 신고하면 국가유산청 누리집 내 '도난 국가유산 정보'에 게재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최소한 불법 거래는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이후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유산청에 "족자 형태의 그림을 말아서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해왔는데 2020년 1월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장품이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신고했다.
신윤복의 '고사인물도'가 사라진 후 4년이 지나서야 '도난 국가유산' 목록에 오른 이유다.
국가유산청은 고미술업계 등 주요 시장 거래를 확인하는 한편, 제보를 통해 그림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할 방침이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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