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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삼양식품, 덴마크 '불닭볶음면 리콜' 반박…공방 전망은 [TF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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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정부, 핵불닭볶음면 등 3종 전량 회수…'너무 맵다'
삼양식품 "맵기 기준 제시한 캡사이신 함량, 잘못 계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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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이 덴마크 정부의 '불닭볶음면' 제품군 3종에 대한 전량 리콜 조치에 대해 반박에 나서는 가운데 지난달 1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를 방문한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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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 제품 3종이 덴마크 정부로부터 리콜 조치를 받았다. 자국민들에게 너무 맵다는 이유에서다. 삼양식품은 덴마크가 맵기 기준으로 제시한 제품의 캡사이신 함량이 잘못 계산됐다며 반박에 나섰다. 유럽 등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라면 업계가 이번 덴마크 정부와 삼양식품의 라면 리콜 공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8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덴마크 정부가 리콜 이유로 든 '제품 캡사이신 함량'이 잘못 계산됐다는 취지의 반박 의견서를 덴마크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제품 중 면에는 캡사이신 성분이 없고 스프에만 들어 있는데, 덴마크 정부는 액상스프가 아닌 완제품 중량으로 캡사이신 함량을 측정했다는 것이 삼양식품 측 입장이다. 삼양식품은 국내 전문 식품 분석 기관과 함께 해당 제품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함량을 자세히 검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수의학·식품청은 최근 '핵불닭볶음면 3×Spicy(3배 매운맛)', '핵불닭볶음면 2×Spicy(2배 매운맛)', '불닭볶음탕면'에 대해 "제품을 갖고 있다면 폐기하거나 제품을 구입한 가게에 반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라면 한 봉지에 든 캡사이신 수치가 높아 소비자가 급성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덴마크 수의학·식품청 측은 밝혔다.

덴마크 수의학·식품청은 '핵불닭볶음면 3배 매운맛'의 면을 포함한 전체 중량 140g을 기준으로 총 캡사이신의 양을 113㎎으로 측정했다. 액상스프 중량은 31.g이다. 반면 삼양식품이 액상스프만을 기준으로 해당 제품의 캡사이신 함량을 자체 계산한 결과 25.7㎎로 덴마크 정부 계산에 비해 4배가량 적게 측정됐다.

덴마크 식품 당국은 자국 소매 웹사이트에 공개된 스코빌 지수를 기반으로 캡사이신 함량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이 면에 대한 캡사이신이나 제품의 총 캡사이신 함량 측정치를 따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관을 통해 캡사이신 함량에 대한 공식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리콜에 대한 캡사이신 함량 기준이 따로 없기 때문에 취소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덴마크 수의학·식품청과 적극 소통하며 이번 조치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정부가 리콜 조치를 발표했을 당시 삼양식품 측은 "유럽연합(EU) 식품 법규에 캡사이신 함량과 관련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캡사이신 함량을 이유로 특정 식품을 규제하거나 리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매운맛에 대한 각 나라 국민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문화적 다양성 등 측면에서 이번 일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주가는 이날 시가 기준 70만원으로 덴마크 리콜 사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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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 국내 라면의 유럽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새 49.5% 증가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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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을 필두로 한국 라면이 해외 인기를 끌면서 유럽으로 향하는 라면 수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유럽으로 건너간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5% 늘어난 8110만달러를 기록했다. 덴마크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리콜 공방에 업계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식문화가 보수적인 유럽 시장에서 덴마크 정부의 리콜과 같은 사건이 또 발생한다면 수출길 확대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출신 유튜버 '스웨국인'은 지난 16일 본인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유럽 사람들은 다른 유럽 나라는 많이 가지만, 유럽 외 여행은 많이 안 한다. 특히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등은 수입품 말고 자국 생산물을 선호한다"며 "한국이 낯설고 위험하다는 생각과 무서워서 수입, 판매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금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이번 덴마크의 불닭볶음면 리콜은 이례적인 일이다. 덴마크 정부 측의 언질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이 크게 당황했을 것"이라며 "국내 라면 업체들은 현지 소비자 기질을 고려해 해외에서만 파는 제품을 생산하는 등 문화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 모든 식품 업체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삼양식품의 반박으로 덴마크의 리콜 결정이 취소되면 국내 라면 업계에도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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