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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자체 브랜드 강화' 삼성패션, 어려운 길 택한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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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새 브랜드 론칭…포트폴리오 확장
'장기적 성장'위해 자체 브랜드 육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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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 신규 브랜드 '앙개'. /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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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삼성패션)이 올해도 신규 자체 브랜드를 내놨다. 신명품 등 수입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회사와 패션 시장을 이끌 'K-패션'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서다.

계속되는 브랜드 론칭

삼성패션은 최근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여성복 브랜드 '앙개(ANGGAE)'를 론칭했다. 앙개는 트렌디한 감성과 여성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다. 무심한 듯 여유로운 태도를 뜻하는 '논샬란트(Nonchalant)' 무드를 표현할 수 있는 자연스럽고 새로운 디자인을 내세운다. 최근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 점을 겨냥했다.

삼성패션은 앙개를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자체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해외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주요 편집숍을 시작으료 유통망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패션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신규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이 브랜드들은 컨템포러리, 스트리트 캐주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다양한 채널을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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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 '코텔로'. /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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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패션이 2021년 9월 선보인 여성복 '코텔로(kotelo)'는 온라인 채널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브랜드다. 2535 밀레니얼 세대 여성을 대상으로 편안한 니트 제품을 선보이는 데일리웨어 브랜드를 표방한다. 삼성패션이 연구 개발한 원사를 주로 사용해 가성비와 품질을 높였다.

이어 삼성패션은 2022년 10월 Z세대를 겨냥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Sand Sound)'도 선보였다. 18~29세 Z세대를 위한 젠더리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통해 보다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 브랜드는 SSF샵 외에도 젊은 고객들이 자주 찾는 삼성패션의 편집숍 '비이커'에서도 판매한다. Z세대의 성향을 고려해 SNS에서도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지난해 초에는 25~35세 여성을 위한 여성복 브랜드 '디 애퍼처(The Aperture)'를 내놨다. 과거 특정 시점의 상징적 문화, 패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제안하는 '뉴 클래식(New Classic)'을 콘셉트로 한다. 신상품 출시 시점마다 새로운 콘셉트와 스타일을 선보여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 고객들을 공략한다.

이들 신규 브랜드의 공통점은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패션에 따르면 샌드사운드의 올 1~5월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0% 이상 성장했다. 디애퍼처의 매출은 같은 기간 전년보다 180% 이상 신장했다. 코텔로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0%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비용 크지만

삼성패션이 4년 연속 신규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체 포트폴리오 확대가 필수다. 일반적으로 신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게다가 국내 패션 시장 트렌드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것이 어려운 이유다. 이 때문에 많은 패션업체들이 쉬운 길을 택한다. 자체 브랜드 론칭 대신 해외 수입 브랜드를 들여온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패션 시장을 주도하는 대부분의 브랜드들 역시 해외 수입 브랜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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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디애퍼처(왼쪽)'과 '샌드사운드'. /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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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수입 브랜드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국내 직진출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삼성패션의 경우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톰브라운'이 직진출을 결정하면서 독점 판매 계약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셀린느', LF의 '버켄스탁', 한섬의 'CK캘빈클라인'의 모회사 PVH 등도 최근 국내 직진출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자체 브랜드들은 수입 브랜드보다 수익성이 높다.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입 브랜드들의 판권은 국내 혹은 아시아 시장에 한정되지만, 자체 패션 브랜드의 경우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진출도 노릴 수 있다.

이때문에 패션업체에게 자체 브랜드는 기업을 장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톰보이', LF의 '헤지스', 한섬의 '타임',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코오롱스포츠'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패션 역시 '빈폴', '갤럭시' 등 자체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 '구호'와 '준지'는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패션 자생력' 높인다

다만 이들 브랜드들은 역사가 길고 타깃 연령층이 높다. 따라서 젊은 고객들을 겨냥할 신규 브랜드 론칭이 필요하다. 삼성패션이 매년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이유다.

삼성패션은 기존 자체 브랜드들의 '리브랜딩'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0주년을 맞은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성별을 넘는 '젠더리스 실루엣' 제품과 캐주얼웨어 확대를 선언했다. 역시 지난해 20주년이 된 '구호'는 '건축적 디자인'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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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에는 '구호'의 세컨 브랜드 '구호 플러스'도 선보였다. '구호'가 백화점 중심의 고급 여성복 브랜드라면, '구호플러스'는 젊은 여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표방한다. 2012년 론칭한 자체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최근 고급화 전략을 펼치면서 지난해 3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패션은 자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통해 'K-패션' 알리기에도 나선다.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에잇세컨즈와 이번에 론칭한 앙개를 아시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패션 관계자는 "비이커·10 꼬르소 꼬모 등 편집숍을 중심으로 한 신명품 발굴은 물론 신규 브랜드를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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