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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아기 살려주세요” 절규…시민들 달려와 맨 손으로 전복 車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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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7개월 아기가 타고 있던 경차가 전복되자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구조에 나서는 모습./보배드림


17개월 아기가 타고 있던 경차가 전복되자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구조에 나선 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독립문역 사거리 교통사고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4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독립문역 사거리에서 우회전 신호대기를 하던 A씨 차량을 뒤차가 그대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신호 대기할 때 뒤차가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던 것이 기억난다”며 “곧바로 쾅 하는 굉음을 들었고 제 차가 몇 바퀴 굴렀다”고 했다.

A씨가 올린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차량 앞 유리가 심하게 파손된 채 옆으로 쓰러진 장면이 나온다. A씨는 타고 있던 아이의 이름을 여러 차례 부르며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고,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A씨는 “살려주세요! 우리 아기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달려와 함께 차량을 밀었고, 전복됐던 차량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A씨는 “차가 뒤집혔을 때 2차 사고를 당할까 무서워 안전벨트를 풀고 아기에게 가려고 했지만, 벨트가 안 풀리던 상황이었다”며 “시민들 덕분에 아기와 조속하게 탈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나자마자 도와주신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무슨 사고를 당했는지 제대로 인지도 못 할 만큼 경황이 없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아기와 저를 살려주신 분들께 너무나도 감사드리며 평생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 현장을 목격했던 다른 차량 차주 B씨도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B씨는 “독립문 사거리 고가 밑에서 좌회전을 위해 진입하던 도중 사고 장소의 희뿌연 연기와 전복된 경차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며 “어르신들 네다섯 분께서 뛰어가시는 게 보였고 저도 같이 합류해 차량을 뒤집고 안에 계시던 차주 분과 아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B씨가 올린 영상에는 사거리 진입 전부터 연기가 보인다. 뒤집힌 차량을 목격한 등산복 차림 시민들과 학생들은 망설이지 않고 구조에 합세했다. 또 사고 현장 곳곳에 흩어져 있던 잔해들을 손으로 줍고 갓길로 옮기며 정리하기까지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 “우리 주변엔 숨겨진 영웅들이 많다. 고생 많으셨다” “정말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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