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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삼천당제약, 17년 묵혀둔 자사주 수상한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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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0만주 취득후 지속 보유, 50만주 기관투자가에 매각

"설비자금에 자사주 처분 이례적"…자사주 처분상대방 공시 회피 시각도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삼천당제약이 17년간 묵혀 둔 자사주를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시설자금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간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던 것과 다른 행보이기 때문이다. 자사주 처분 상대방 공시 등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자사주 609억원 규모를 장외시장에서 매각한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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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이 60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한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사진=삼천당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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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예정 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17일까지며 처분 목적으로는 아일리아 고용량 바이오시밀러·경구용 GLP-1 글로벌 임상 비용과 경구용 GLP-1 생산설비에 투자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처분 방법은 시간 외 대량매매이며 처분 대상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다. 처분 단가는 전일 종가인 12만1800원이며 실제 처분시 5%이내 할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과거 2007년에 취득했던 자사주 70만주 중 50만주를 약 17년 만에 블록딜하는 것이다.

그동안 삼천당제약은 사모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조달해오곤 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삼천당제약의 현금성자산은 489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350억원으로 자사주를 매각하지 않더라도 연구자금 마련에는 어려움이 없다.

삼천당제약 측은 자사주 매각 이유에 대해 "크게 이유가 있진 않다"며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자금이 필요해서 조달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각해 생산 설비에 투자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면 자사주를 소각해야겠지만, 자사주를 제 3자에게 매각하는 만큼 의결권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우호 지분을 두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최근 입법예고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보내고 있다. 증발공 개정안은 자사주 처분시 처분 상대방을 공시하고, 예상되는 주식가치 희석효과 등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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