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게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
지자체 공무원 ‘치킨집 갑질’에…고개 숙인 구청장
18일 대구 중구청 직원들의 갑질 논란에 대해 대구 중구청장이 배포한 사과문. 왼쪽은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구청 직원들이 맥주를 쏟는 모습. '대구CBS' 유튜브·대구 중구청장 사과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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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공분을 일으킨 대구 중구청 공무원 '치킨집 갑질'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20일 뉴스1과 홍 시장 측에 따르면 전날 그는 "중구청장이 적절한 처분을 할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정치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한 지지자가 "한 구의 공무원이 저지른 일이라 해도 시장님께서 일신한 대구시 면모를 떨어뜨린, 대구 관계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큰 죄과임이 분명해 보인다"며 엄정 조치를 요구하자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해당 논란에 대해 대구시가 감사 요청을 거부하자, 중구청은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13일 자영업자들이 활동하는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마음이 힘드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당시 40~50대로 보이는 남성 4명이 치킨과 술을 주문했다. 음식을 내간 뒤 A 씨 아내가 테이블 바닥에 맥주가 흥건한 모습을 보게 됐다. A 씨가 올린 당시 CCTV 화면을 보면, 통로 쪽 테이블에 앉은 남성 한 명이 두 차례에 걸쳐 술을 바닥에 고의로 버렸다.
이를 본 A 씨의 아내가 "물을 흘리셨나요?"라고 물었고, 손님 한 명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행동을 취했다고 한다. 다른 손님들은 대수롭지 않게 행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CCTV 화면을 보면 A 씨 아내가 키친타월로 테이블 쪽 맥주가 가득한 곳을 닦았다. 손님들이 계산하고 나간 후 한 명이 다시 들어와 A 씨 아내에게 따지듯이 말을 건넸다.
손님들은 "내가 돈 주고 사 먹는데. (우리가) 바닥에 오줌을 쌌냐?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먹튀를 했냐?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부자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손님 중 한 명은 "나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장사 바로 망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다른 손님 한 명은 가게 상호를 말하면서 "SNS에 올려 망하게 해 주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아느냐. 이 동네에 아는 사람 많다"는 등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날 이후 저는 잠을 이루기 힘들고, 아내는 가게에 못 나오겠다고 한다"고 했다.
이 일이 알려지자, 중구청은 진상조사에 나서 손님 네 명 모두 구청 직원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류규하 중구청장 명의의 사과문에서 중구는 "물의를 일으킨 직원의 맥주 사건과 관련해 업체 사장님과 주민 여러분, 이번 사건을 접하신 많은 분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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