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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김호중, ‘술 더 마신’ 전략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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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음주’ 혐의 제외된 이유

세계일보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호송차에 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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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음주 운전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사고가 일어난지 35일만인 지난 13일 합의한 가운데, 경찰이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사실상 경찰 탓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호중 측은 피해자와 합의가 늦어졌다는 보도 후 비판여론이 형성되자 “사고 현장을 이탈해 피해자를 만나지 못했다”면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고 싶었지만 (경찰이 피해자)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아 그럴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되레 규정을 잘 지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서울청에서 취재진의 김호중 관련 질문에 “(피해자 연락처는) 개인 정보라 경찰이 알려줘서는 안 된다.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은 경찰이 규정을 잘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택시 회사를 찾는다든지 노력을 해야지 경찰을 탓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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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김호중 행적. 서울중앙지검


검찰이 김호중을 재판에 넘기면서 결국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했다. 정확한 음주 수치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 검찰은 '조직적 사법 방해' 때문이라며 관련 처벌규정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김호중을 구속기소했다.

경찰이 지난달말 김호중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포함시켰던 음주운전 혐의는 결국 기소단계에서 빠졌다.

경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 사고 당시 김호중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정지 수준인 0.031%로 판단했다.

검찰 역시 "김호중 아파트와 주점 등의 CCTV를 분석해 김호중이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음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당시 김호중이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역추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은폐해 김씨의 호흡 또는 혈액 측정에 의한 음주수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사법 방해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수익을 바탕으로 소속사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지위에 있던 김호중이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사법 방해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이번 사례를 통해 조직적인 거짓말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없는 입법 미비가 있음을 재확인했다"며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위해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의 허위 진술,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 등 사법방해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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