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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눈물 흘린 박세리 “아버지 빚 해결하면 또 나와, 고소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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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청, 사업 참여 확인전까지

부친이 재단도장 위조한 줄도 몰라

이젠 더이상 책임질수 없는 상황

골프 유망주 육성에 전력 다할 것”

동아일보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 박준철 씨를 고소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하던 중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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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가족이 전부였다. 가족을 최대한 보호하려 했지만 더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 박준철 씨를 고소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그동안 아버지의 (채무)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며 1분 넘게 말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재단은 지난해 9월 아버지 박 씨를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 씨가 한 업체와 함께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재단 도장과 문서를 위조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박 이사장은 “위조 사실을 알게 된 뒤 재단 이사회를 열어 아버지를 고소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면서 “새만금개발청이 재단에 확인 요청을 하기 전까지 위조 사실을 몰랐고 아버지가 업체와 어떻게 접촉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재단 변호인은 “박 씨가 재단에서 어떤 직책을 맡거나 역할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아버지와 꽤 오래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2016년 은퇴 후 아버지의 채무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게 됐다.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지만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 마치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문제가 계속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책임질 수 있는 방안도, 방법도 없다. 오늘부터는 아버지의 채무 문제에 관해 그 어떤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대전에 있는 주택과 대지 등에 대해 경매 절차가 시작된 것도 아버지의 채무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했다. 박 이사장은 “2017년에 아버지의 채무 문제를 해결하면서 아버지의 대전 집 지분 50%를 가져와 100% 내 소유가 됐다”며 “현재 소송 중이긴 하지만 아버지의 채무 문제이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박 이사장이 집행정지 신청을 내면서 현재 경매 절차는 중단된 상태다.

박 이사장은 “2016년 재단을 세운 뒤 주니어 대회도 열고 유망주 육성 및 후원 사업도 하고 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세리키즈’ 후배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그 후배들을 보면서 좋은 선수를 키워내고 희망을 주겠다는 꿈이 생겼다”라면서 “그런데 이런 사소한 문제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이 오늘 이후로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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