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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협정' 수위 주목…3각 밀착 거리두는 中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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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북러, 제재 해제 등 협력 다지며 中에 공 던질 수도"

"중국, 미국과 척질 수 없고 북한도 방기할 수 없는 딜레마"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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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4년 만의 방북이 이뤄진 가운데 북러 밀착을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가 복잡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새벽 평양에 도착해 1박2일 간의 방북 일정에 돌입했다. 그는 1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북러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회담 직후 합의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이 공개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 총비서는 공식 회담과는 별개로 양자 간 '밀담'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에 미처 담지 못한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번 푸틴 대통령 방북에 앞서 크렘린궁은 북러 정상이 이번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협정을 도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방북 직전 관련 협정에 서명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문서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교가 안팎에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북러 정상의 협정을 두고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들어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1961년 소련과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을 체결하고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당하면 다른 한쪽은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해당 조약은 소련 붕괴와 함께 파기됐다. 2000년 푸틴 대통령의 첫 방북 때 비슷한 내용이 조약에 담겼지만 '유사시 쌍방은 즉각 접촉한다'는, '자동개입'에 비하면 제약의 폭이 큰 내용이 담겼다.

북러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과거의 동맹 수준으로 격상될 경우 이는 동북아 안보정세에 상당한 파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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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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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한국과 미국 등과의 외교에 있어 '자산'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는 중국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러 밀착은 중국 입장에선 역내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유지·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과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러 밀착에 따른 한미, 한미일 협력 심화, 그리고 서방 국가들의 결속도 중국으로서는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여러 지점에서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듯한 정황이 감지되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한 질문에 "앞서 이런 문제에 대해 답변한 적이 있다"라며 "이는 북러 간 양자 교류"라고 짧게만 답했다.

그는 지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다룬 언론 보도와 관련된 질문에 "이는 러시아와 북한 간 양자 교류 일정이며 논평하기가 부적절하다"라며 "원칙적으로, 중국은 러시아와 관련 국가가 전통적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환영한다"라고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중국 입장에선 북러 정상 간 만남에 대한 메시지를 아끼는 건 '북중러 3각 구도'에 깊이 연계되는 걸 방지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다는 관측이다.

양갑용 위원은 "북러는 양자 협력을 다지며 3자 협력의 여지를 두고 중국에 '제스처'를 취할 수도 있다"라며 "그렇게 될 경우 중국 입장에선 굉장히 난처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예를 들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해제 문제에 대해 북러가 한뜻을 모으면 결국 상임이사국 중국과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라며 "그럴 경우 중국은 미국과도 척질 수 없고 북한 관련 사안도 방기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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