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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엔비디아가 엔비디아했다… MS·애플 제치고 美 시총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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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AI 반도체 시장 쥐락펴락
빅테크 줄 세울 만큼 독보적 기술
최근 5년 주가 상승률 3400%
올해 들어서도 175% 고공행진
"내년에도 광폭의 랠리 펼칠 것"
시총 4조달러 돌파 전망 힘실려


파이낸셜뉴스

엔비디아 주가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3.51% 상승, 3조3350억달러의 시총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총 1위에 등극했다. 시총 4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2일 타이베이 국립대만대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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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기자】 최근 1년간 215%, 최근 5년간 3400%.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폭이다.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등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 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엔비디아 최신 제품 확보를 위해 줄을 서고 있고 비중 확대 의견도 나오고 있어 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처음으로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S·애플 제치고 시총 1위 등극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에 비해 3.51% 급등한 135.58달러로 마감, 3조3350억달러의 시총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주가가 0.45% 하락하며 시총이 3조3170억달러로 줄어든 MS를 제치고 세계 시총 1위 자리에 올랐다. 3위는 3조2850억달러의 애플이 차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말 그대로 폭등하고 있다. 최근 12개월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215% 이상 올랐고 기간을 최근 5년으로 늘리면 주가 상승폭은 3400%를 넘어선다. 올해 들어서도 175%나 올랐다.

지난 2023년 6월 13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는 지난 3월 1일 2조 달러를 넘어섰고, 6월 5일에는 3조 달러를 돌파했다.

■배경은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

엔비디아가 MS와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 기업으로 올라선 배경이 인공 지능(AI)붐이 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생성형 AI 챗봇 챗GPT와 같은 강력한 생성 AI 모델을 훈련하고 실행할 수 있는 AI 칩을 생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티그룹은 내년에 엔비디아의 시장점유율이 약 81%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AMD나 인텔 등 엔비디아의 경쟁사들도 AI 칩을 선보이고 있지만 엔비디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MS, 세계 최대 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모두 엔비디아의 클라우드용 GPU '호퍼'(Hopper)의 주요 고객이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자사 칩을 사용하는 개발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인 '쿠다'(Cuda)를 활용해 AI 생태계에서 지배력을 더 키우고 있다.

번스타인의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인 스테이시 라스곤은 "엔비디아의 주가가 저절로 오른 것이 아니고 실적이 뒷받침됐다"라고 분석했다.

■수급상황도 개선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기술주에 투자하는 주요 상장지수펀드(ETF)인 기술부문 특화 SPDR 펀드(XLK)가 조만간 엔비디아 투자 비중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CNBC는 17일 SPDR아메리카스의 리서치 책임자인 매튜 바톨리니의 말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MS와 함께 XLK 포트폴리오 비중 공동 1위로 올라서게 된다고 보도했다.

바톨리니에 따르면 XLK는 지난 14일 현재 6%에 불과한 엔비디아 투자 비중을 21%로 늘릴 전망이다. 비중이 15%p 높아지는 것이다. XLK 운용자산이 약 71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엔비디아 비중이 15%p 높아질 경우 추가 주식 매수 규모만 100억달러가 넘는다. XLK는 대신 MS 비중은 22%에서 21%로 소폭 낮추고, 애플은 지금의 22% 비중에서 4.5%로 비중을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엔비디아는 아울러 18일 AI 서버를 제작하는 휴렛팩커드(HP) 엔터프라이즈와 협력을 선언했다. HP엔터프라이즈와 함께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서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공동으로 제공하는 AI 서버 원스톱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HP엔터프라이즈와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시장 장악력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시총 4조달러 기대

엔비디아가 미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은 현재 거의 없다. 미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분석하는 72명의 애널리스트 가운데 단 1명만 엔비디아 주식을 매도할 것을 권고했다.

23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피듀셔리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한스 올슨은 "2000년대 초 IT버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지난 1997년부터 2000년 3월까지 긴 폭등이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여전히 긴 상승 기간이 남아 있다"라고 덧붙였다.

베어드의 기술 전략가 테드 모튼슨은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은 (인간의) 감정이 지배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엔비디아는 주가가 한 달 만에 40퍼센트가 하락하는 것은 정상이 아닐 것"이라며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는 17일 보고서를 내고 엔비디아가 결국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드부시 분석가들은 "모든 기술 기업이 서둘러 AI를 도입하고 있어 2025년에는 더욱 광범위한 AI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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