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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대법 “의대 증원, 공익이 더 크다”…집행정지 최종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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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한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르며 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현수막을 머리에 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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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취소 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신숙희)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결정에 대한 의대생 등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결론을 수긍해 신청인들의 재항고를 19일 기각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앞으로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상황에서 의대 정원 증원의 집행이 정지될 경우 국민의 보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대 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복지부 증원 발표 행위는 집행정지 신청 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봤다. 신청인들은 복지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 행위와 교육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배정 행위 두가지 모두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대법원은 의대 정원 증원은 교육부 장관의 각 의대 모집정원을 증원하는 행위로 실현되는 것이지, 복지부 장관의 증원 발표 행위만으로는 법적 효과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행정지 취소 대상이 되려면 그 처분이 국민의 권리나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야 하는데 복지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행위는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취지다.



신청인 중 의대 재학생들의 신청인 적격성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대법원도 인정했다. 대법원은 “의대 정원증원 집행정지로 의대 재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등 법률상의 이익이 있고, 나머지 신청인들에게는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로 일부 신청인들에게 이득이 있을지라도, 의대 정원 증원 집행으로 보호되는 공익이 더 크기 때문에 집행정지 신청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2025년에 증원되는 정원은 한 학년에 불과하므로, 의대 재학생인 신청인들이 받게 되는 교육의 질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보기는 부족하다”며 “의과대학의 교육특성상 의료인 양성에 필요한 교육은 입학 후 1~2년의 기간이 경과해야 시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2025학년도에 증원된 수의 신입생이 입학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의료인 양성에 필요한 교육이 불가능해진다거나 그 질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장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상황에서 의대 정원 증원배정의 집행이 정지될 경우 국민의 보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대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의대 재학생들이 입는 손해보다 집행정지가 됐을 때 공익에 끼치는 손해가 더 크다는 취지다.



또한 대법원은 “의대정원 증원 집행이 정지될 경우, 이미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이 증원되는 것을 전제로 대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과 교육현장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의료계는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까지 난 만큼 정원 재논의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체계 발전에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의 현장 복귀를 촉구한다”며 “향후 의학교육 선진화와 의료개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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