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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2 (월)

바다 건너온 '더 큰 우리', 인구재앙 직면한 한국의 유일한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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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웰컴인!' 대한민국①-2

[편집자주] 이르면 올해 우리나라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된다. 다문화 인구, 장기 체류 외국인 등 이주배경 인구의 비중이 5%를 넘어서면서다. 합계출산율 0.7명으로 인구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 국가소멸로의 질주를 멈출 방법은 사실상 이민을 늘리는 것뿐이다. 이주민 또는 다문화 시민들과 함께 화합과 번영을 이룰 방법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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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방문해 운영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2024.5.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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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매년 출생아 수는 줄고 저출산 대책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출생률의 극적 반등이나 생산성의 큰 폭 개선 같은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노동력 감소에 따른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

생산가능인구를 다른 나라에서 끌어 오는 이민 정책은 경제 활력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만, 현재 우리 입장에선 거의 유일한 선택지다.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선 전세계적인 흐름이 된 이민 유치 정책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국회예산처의 '2024 경제전망 시리즈'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전망치는 전년대비 0.1%P(포인트) 하락한 2.2%다. 2025~2027년에는 2.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잠재성장률은 한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환경과 생산 요소들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추세적으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 감소폭은 G7(주요 7개국) 대비 큰 편이다. 2000년 5% 중반이었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10년엔 3% 중반으로 떨어졌다. 그 중에서도 노동의 잠재성장 기여도는 2000년대 중반부터 0.1%포인트(P)이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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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주요국 잠재성장률 추이 및 우리나라의 2024년 잠재성장률 주요 변동 요인/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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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2~2042년)'의 중위가정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는 2022년 3527만명에서 2042년 2573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2042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가 20년 전 대비 73%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민자 유입을 통해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것이 성장률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은 과거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연구한 '이민 확대의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보면 이민자 유입을 통해 생산가능인구를 3716만명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기준균형(이민자가 없다는 가정) 대비 잠재성장률은 2040년 1%P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2060년 기준으론 상폭이 1.3%p로 확대됐다.

잠재성장률 1%P 상승에 필요한 이민자 수는 △2040년 1223만7000명 △2050년 1479만1000명 △2060년 1722만4000명 등으로 추산됐다. 통계청은 2042년 이주배경인구가 404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하고 있는데, 이를 대입해보면 잠재성장률을 1%P 올리기 위해선 이민자수가 기존 전망치보다 3배 수준으로 늘어야 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라며 "이를 보완해줄 수 있을 정도로 이민자수가 확대되면 저출산 때문에 낮아지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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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이민자 비중 추이/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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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이민 국가인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선 그동안 이민자들이 경제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10년(2024~2034년) 동안 이민자를 중심으로 근로자 약 520만명이 추가된다고 예측했다. 노동력 증가에 힘입어 GDP(국내총생산)는 약 7조달러, 세수는 1조달러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또 높은 이민율이 향후 10년간 미국 연평균 GDP 성장률을 약 0.2%p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엘리트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수년간 이어지는 저출산 위기를 이민정책으로 극복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총인구는 약 592만명으로 전년대비 5%(약 28만명) 늘었다. 같은 기간 이민자수는(156만명→177만명) 약 21만명 늘며 전체 인구 증가를 주도했다. 싱가포르의 이민자수 비중은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한다.

권태신 전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이민을 적극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이 가고 있다"며 "20년 전인 2005년에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각료회의에서는 저출산 대책으로 이민정책 확대가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 사는 나라'인 미국과 싱가포르가 점점 더 잘 살게 되는 이유는 각국의 유능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기술기업 발전을 이끌기 때문"이라며 "인도나 중국, 한국 등 여러 나라의 똑똑한 인재들은 실리콘밸리로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문 인력에 대해서는 더 개방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전 원장은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펴지 않으면 경제상황은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며 "석·박사 등 우수 인재는 비자나 국적을 주는 기준을 완화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보니 4차산업과 관련해 전문인력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전문 인력에게는 더 적극적으로 비자를 발급해주는 등 유인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단순 인력도 노동력 증대 측면에서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숙련도를 나누거나 국가를 다양화하는 식의 정책 변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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