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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단독]현대차그룹, 국내에 EV 전용 연구소 세운다…‘전동화 혁신’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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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남양연구소 포화 상태 …전동화 연구기지 설립 및 부지 검토

EV 전용 플랫폼·배터리 내재화 등 전동화 기술 개발 집중

2026년까지 전동화 R&D 분야서 31조1000억원 투자

북미 전기차 전용공장 HMGICS 4분기 가동…연구·생산 시너지 본격화

헤럴드경제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 내 4축 시험실에서 현대차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연구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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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분야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전기차(EV) 전용 연구시설을 국내에 설립한다. 새로운 부지에 독립적인 전기차 연구시설을 구축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보다 빠르게 가져가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남양연구소 포화”…EV 전용 연구시설로 기술 우위 가속도=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순수 전기차 전용 연구시설 건립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하고, 부지 선정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95년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 국내 최대 규모인 347만㎡에 이르는 부지에 남양연구소를 설립했다. 남양연구소는 그룹의 신차와 신기술 개발은 물론 디자인과 설계, 평가 등 모빌리티 관련 모든 분야에서 업그레이드를 주도해 해 온 산실로 꼽힌다.

2020년대에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체질 개선을 가속하면서 남양연구소 역시 ‘배터리 분석실’, ‘전기차 동력계 실험실’ 등 전기차 관련 연구 시설을 잇따라 구축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 등 기존 내연기관 관련 연구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간 미래 전동화 기술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그룹 내부적으로 “EV를 전문으로 하는 기술 개발과 성능평가를 병행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새롭게 조성될 연구시설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 인버터 성능 연구와 모터 기반의 출력 성능 시험을 비롯해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위한 기술 연구 등 전기차 관련 다양한 연구활동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신규 연구시설이 들어설 부지의 후보지로 남양연구소와 인접한 화성시 인근과 안성시 산업단지 등이 거론된다. 특히 안성시의 경우 연구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측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남양연구소가 자동차 연구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기존 내연기관 관련 시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전동화 기술에 특화한 연구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추가 부지 확보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시설을 짓는 데 들어가는 물리적인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부지를 찾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고려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신규 연구시설을 위한) 적합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장소와 규모 등 구체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현재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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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전용 연구시설·생산공장 시너지 효과…전동화 혁신 완성= 완성차 업계에서는 이번 전기차 전용 연구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혁신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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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톱3’ 진입에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고, 지난 3월에는 2026년 말까지 전기차를 비롯한 신사업 분야 연구개발(R&D)에 총 3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번 전기차 연구시설 설립 추진 역시 신사업 투자 계획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5월 말까지 누적 기준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1.2%로,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출시한 전기차들도 흥행과 성능 면에서 모두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9은 ▷지난해 9월 ‘2024 독일 올해의 차’ ‘럭셔리’ 부문 ▷같은 해 11월 ‘2023 뉴스위크 오토 어워즈’ ‘최고의 프리미엄 SUV’ 및 ‘최고의 SUV 인테리어’ ▷아우토 빌트 ‘2023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패밀리카’ 부문에 이어 ‘2024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 등 전 세계에서 권위 있는 자동차상들을 석권했다.

또한, 현대차 아이오닉 5의 고성능 버전 아이오닉 5 N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024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고성능차 부문’을 수상한 것 외에도 ▷2023 톱기어 선정 ‘올해의 차’ ▷2024 톱기어 일렉트릭 어워즈 ‘최고의 전기 핫해치’ ▷카 매거진 선정 ‘세계 최고의 고성능 전기차’ 등 수상 이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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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의 고성능 모델 아이오닉 5 N의 주행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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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동화 연구시설과 생산기지 확대도 주목할 지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설립했다. HMGICS는 기술·제조·비즈니스 혁신이라는 3개의 축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글로벌 테스트베드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짓고 있는 북미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올해 4분기부터 본격 가동하고, 이곳에서 가장 먼저 ‘2025년형 아이오닉 5’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신규 전용 연구시설과 최신 생산시설 등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전동화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양쪽의 시너지를 통해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상품성을 높이고, 시장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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