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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북러, '전쟁시 지체없이 군사 지원'…포괄 조약 전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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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동맹관계 복원 28년만

무기·군사기술 제도 기틀 마련

아시아투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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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영훈 기자 = 북한과 러시아 당국은 20일 양국이 무력침공을 받으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회담을 계기로 복원된 '자동 군사개입'을 비롯해 양국 간 동맹관계가 28년 만에 복원된 것으로 점쳐진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평양에서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을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조약 제3조에는 "쌍방은 공고한 지역적 및 국제적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호상 협력한다"며 "쌍방은 어느 일방의 요구에 따라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며 조성된 위협을 제거하는데 협조를 호상 제공하기 위한 가능한 실천적조치들을 합의할 목적으로 쌍무협상통로를 지체없이 가동시킨다"고 말했다.

조약 제4조에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엔헌장 51조는 "이 헌장의 어떠한 규정도 국제연합 회원국에 대해 무력 공격이 발생한 경우, 안보리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처를 취할 때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라며 '개별 자위권'과 '집단 자위권'을 고유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51조가 각 회원국의 개별 자위권뿐 아니라 적의 침략 시 동맹국이 개입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는 집단 자위권까지 인정한다는 점에서 북러는 양국의 조약이 국제 규범에 부합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향후 한동안 거리를 뒀던 북·러 양국은 한·미·일 공조 강화와 신냉전 구도 고착화 속에 관계를 재정립하는 셈이다.

양국 관계 격상이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뿐 아니라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을 러시아로부터 비밀리에 이전·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사실상 마련한 셈이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은 "러시아가 북한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계기로 우주항공 분야를 비롯한 첨단 군사 협력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한·러 관계를 포함해 한반도 정세에 위기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러시아가 북한이 원하는 모든 걸 들어준다면 러시아는 앞으로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leverage)를 잃게 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이 부분을 조절하며 극동지역 개발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복구 사업을 위해 북한의 노동력을 시기적절하게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러시아는 2008년 한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는데, 북한은 '포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는 점에서 북·러 관계가 한·러관계보다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다. 통상 북·러 양국의 대외 관계 유형을 볼 때 동맹의 바로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러시아의 대외 관계는 '전략적 동맹'이 최상단에 있고, 그 아래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전략적(협력) 동반자 관계, 선린 우호 관계로 내려간다. 전략적 동맹은 '러시아의 동생'으로 불리는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등 옛 소련권인 독립국가연합(CIS) 등 몇몇 국가만 러시아와 맺고 있다. 특히 아르메니아는 한·미 관계처럼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의무도 있는데, 북한이 이와 유사한 협정을 맺음으로써 러시아와 '이른바' 혈맹 관계를 공고히 다졌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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