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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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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전기료 3만원 절약"…삼성전자,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최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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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프레서·펠티어 소자 두 동력으로 에너지 효율 극대화
'AI 절약모드' 등으로 절전 성능↑
"펠티어 소자 적용 제품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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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선행개발팀장(부사장)이 20일 삼성전자 냉장고 미디어 브리핑에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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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콤프레서와 반도체 소자를 결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마치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필요에 따라 콤프레서와 반도체 소자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통해 최적화된 관리와 에너지 소비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냉장고 브리핑을 열고, 제품의 원리와 특장점, 구동원리 등을 소개했다.

위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선행개발팀장(부사장)은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삼성전자의 강점인 AI에 반도체 소자를 결합해 에너지 사용량을 손쉽게 줄일 수 있는 냉장고"라며 "앞으로도 삼성전자만의 새로운 혁신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들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다양한 가전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하이브리드'라는 점이다. 기존의 냉장고는 컴프레서(압축기)를 단일 동력원으로 사용했다. 컴프레서는 냉매를 압축하는 역할을 한다. 냉장고 문이 닫혀 있는 안정적인 상황에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사용하지만, 문을 열고 식료품을 넣거나 꺼내며 냉장고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 이를 열 부하 현상이라 부른다. 열 부하 현상이 일어나면,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냉장고 내부의 온도가 급격히 변화하며 식료품이 변질될 가능성도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소자의 일종인 펠티어 소자에 집중했다. 펠티어 소자는 서로 다른 두 반도체에 전류를 흘려주면 한쪽 면은 열을 흡수하고, 반대편은 열을 방출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를 적절한 설계를 통해 배치하면 냉장고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 부사장은 "펠티어 소자의 물리적 특성이 발견된 뒤, 전자업계는 이를 제품에 사용해 왔다"며 "주로 정수기나, 호텔 등에 비치된 소형 냉장고 등에 적용됐지만, 효율이나 성능이 냉장고와 같은 제품에 주력으로 사용되기에는 성능이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기존에 있던 펠티어 소자의 성능을 높이고, 기술 개발을 통해 신뢰성을 높여 적용했다. 이는 국내 최초 사례이며,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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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델이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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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컴프레서와 펠티어 소 모두를 냉각에 활용한다. 이에 따라 기존 제품 대비 △정온 효과 △에너지 효율 △공간 효율 등이 개선됐다.

이 제품은 평상시에는 AI 인버터 컴프레서가 단독 운전하며 에너지 소비량을 일정하게 유지하지만, 여름에 얼음 소비가 급증하거나 새로 구매한 식재료를 대량으로 넣을 때처럼 한 번에 큰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펠티어 소자가 함께 가동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냉각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이 국내 최고 등급인 1등급 최저 기준보다 30%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절약되는 전기 요금은 연간 약 2만8000원 정도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에 있는 'AI 절약모드'를 사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은 더욱 높아진다. AI 절약모드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단순히 문을 열고 닫는 것과, 실제 최대 수준의 냉각이 필요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운전한다. 또한 일정 주기마다 일률적으로 성에 제거를 수행하던 기존 제품과 달리 신제품은 데이터를 토대로 착상을 감지해 꼭 필요할 때만 제상을 한다. 이 같은 맞춤형 에너지 절약 기능을 통해 소비자들은 실사용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25%까지 더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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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펠티어 소자를 적용해 복잡한 설계를 단순화하며 기존 제품 대비 보관 용량이 늘었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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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에너지 운용에도 성능은 더욱 올라갔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인증기관 인터텍의 공동 실험에 따르면, 펠티어 소자를 적용한 이 냉장고에 보관한 생연어는 식재료 보관 한계 도달일이 최대 1.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와 채소류 등 변질되기 쉬운 제품 역시 보관 기간이 늘었다.

컴프레서 자체의 성능도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1997년 처음으로 컴프레서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에 적용된 컴프레서는 최신형인 8세대 제품으로, 모터의 회전력과 관성을 이용해 소비 전력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펠티어 소자를 적용하면서 기존 컴프레서와 열교환기를 구동하기 위해 필요했던 복잡한 배관 등의 설계가 단순해진 것도 큰 변화다. 내부 공간을 차지하던 부품 영역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음식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늘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비슷한 규격의 전작 대비 내부 선반은 6cm 깊어지고, 용량은 25ℓ 늘었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펠티어 소자를 앞으로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펠티어 소자 자체가 냉각과 발열의 양면성을 가진 만큼, 다양한 가전 제품에 이를 적용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위 부사장은 "펠티어 소자는 차갑고 뜨거운 성격이 동시에 있기 때문에, (이번 냉장고 사례와는) 반대로 돌리면 가열을 할 수도 있다"며 "냉장고 외에 다른 제품으로도 지속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령, 건조기의 경우 (의류를 말리는) 열풍이 필요한데, 동시에 습기를 응축시키기 위한 냉각을 (펠티어 소자를 적용하면)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펠티어 소자와 자동차를 비교해 보면,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사이에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있다. 현재 전기차 관련해서 여러 기술적 문제가 있지만, 언젠가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되는 것처럼 펠티어 소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펠티어 소 성능은 컴프레서를 완전히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언젠가는 컴프레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유형의 냉장고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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