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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제주 바닷바람이 청정수소 생산” 매연 대신 물 뿜는 그린수소버스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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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린수소 단지 르포
풍력으로 생산한 그린수소
연료로 제주도 달리는 버스
현재 5대, 연내 20대로 확충

잉여 재생에너지 대책으로
제주도, 그린수소 제시해
화력 → 수소 기저발전 전환


매일경제

제주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에 그린수소 버스가 주차돼 있다. [사진=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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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는 바닷바람으로 움직이는 버스가 마을을 오간다. 바람으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고, 그 수소를 연료로 버스가 운행하는 유일한 지역이다. 19일 기자가 찾은 제주도에는 바다에 뿌리를 내리고 공중에서 날개가 도는 거대한 풍력발전기와, 풍력으로 발전한 전기로 수소를 만드는 시설, 그 수소를 수소버스에 충전해주는 충전소가 모여있는 ‘그린수소 단지’가 조성돼 있었다.

그린수소는 풍력과 태양광같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레이수소, 브라운수소, 블루수소로 나뉜다. 가스나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활용해 생산하는 다른 수소들과 달리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가 원료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가장 친환경적이다. 무탄소 전원 비중을 늘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화석연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3.3메가와트(㎿) 규모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그린수소 생산 시설은 2020년부터 실증을 시작해 지난해 8월 사업을 개시했다. 순도 99.99% 그린수소를 하루 1톤(t)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여기서 하루에 생산하는 수소로 약 50대의 수소버스를 충전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는 200바(bar) 압력으로 압축돼 방호벽 너머 출하장에 있는 튜브 트레일러 차량에 실린다. 차량 한대당 최대 340㎏의 그린수소를 실을 수 있다. 차량에 실린 수소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충전소로 옮겨진다. 제주에서 운행하는 수소버스가 여기서 충전한다.

함덕 수소 충전소는 한시간에 수소 버스 4대가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제주도는 총 5대의 수소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이달 중 9대로 늘리고, 연내 20대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수소버스 확대에 맞춰 수소 생산, 충전시설도 확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소버스는 제주도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운행되고 있다. 제주도 수소버스 차이점은, 연료가 100% 무탄소 그린수소라는 점이다. 타지역 수소버스는 그레이수소가 연료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에서 분해해 나오는 것으로,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제주 그린수소 버스는 가장 친환경적인 형태의 수소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함덕 수소 충전소에 주차돼 있는 수소차량 꽁무니 밑에는 매연 찌꺼기 대신 물이 고여 있었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생성되는 전기로 운행하는 수소버스 특성상 운행 과정에서 물이 발생한다.

제주도는 앞으로 2030년까지 공공 분야에 수소 버스 300대와 수소 청소차 200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제주에서 그린수소 상용화가 가장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잉여 재생에너지가 많은 점과 맞물려 있다. 재생에너지는 탄소배출이 없어 친환경적이지만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풍력의 경우 바람이 강하게 불때 많이 생산되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생산량이 뚝 떨어진다. 신재생 설비가 많은 제주도 특성상 과잉생산이 문제가 되는데, 이때문에 멀쩡한 전력생산시설 가동을 멈추는 출력제어 문제도 심각하다.

제주도는 넘치는 재생에너지의 해법으로 그린수소를 제시했다. 생산된 잉여 신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면 출력제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무탄소로 기저발전량을 채울 수 있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추가 구축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 이상으로 높이고, 그린수소 6만t 이상을 생산해 기저 발전을 화력에서 수소로 100%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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