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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여름엔 이거다!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니까요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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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카세] '여름의 풍미' 깻잎 (글 : 정고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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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깻잎이 풍성해지는 계절이 왔다. 열댓 장 들어있던 깻잎이 다섯 뭉큼으로 늘어난다. 한 끼니에 한 봉지씩은 먹어 치울 만큼 깻잎을 좋아한다. 얼마 전 깻잎 냉파스타가 다시 화제가 되며 '들깨사랑단'이라는 명칭을 얻었는데, 깻잎부터 들깨, 들기름까지 모두 즐기는 사람으로서 아주 만족스러운 이름이다.

깻잎은 냉해만 입지 않으면 냉장고에 꽤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먹기 전에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면 10분 정도면 다시 쌩쌩해진다. 곱게 포개져 있는 깻잎도 좋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는 깻잎들을 봉지에 마구 눌러 담은 바라깻잎도 좋아한다. 엄청난 양이지만 깻잎나물로 먹으면 몇 끼니 먹으면 금세 사라진다. 깻잎나물을 넣어 먹은 김밥도 참 맛있다. 여러모로 깻잎을 좋아하는 인간에게 행복한 계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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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들깻잎 / (좌) 바라깻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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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이 어디에서 왔을지 궁금해졌다. 검색해 보니 중국 남동부나 인도의 고지대가 원산지라고 한다. 한국에서만 깻잎을 먹는 줄 알았는데 인도와 중국이라니. 궁금해서 인도에서 먹는 깻잎 요리는 보니 깻잎보다는 들깨를 돌판에 갈아서 고수, 고추, 양념류를 섞어 페스토처럼 먹고 있었다. 카레에도 들깨를 넣는다고 하니 깻잎보다는 들깨 위주로 먹는 것 같았다. 중국에서는 말린 깻잎을 향신료처럼 사용하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생 깻잎을 먹는 자료는 찾기가 어려웠다. 일본에서도 들기름이 있기는 하지만 참기름이 더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깻잎부터 들깨(들깻가루), 들기름 모두를 폭넓게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는 한국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왠지 전 세계인들이 즐기지 않는 채소를 좋아한다니 들깨사랑단으로서 괜히 특별해진 느낌마저 든다.

가끔 스페인 요리 유튜버들을 보면 스페인의 올리브유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것들을 본다. 한국에서는 들기름에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들기름은 동물성, 식물성 재료를 모두 통틀어 오메가3가 가장 많은 기름이기 때문이다.

보통 오메가3의 급원은 고등어로 알려졌지만, 고등어구이 한 토막(약 200g)을 먹을 때 섭취할 수 있는 오메가3를 들기름 한 스푼(약 9g)으로 섭취할 수 있다. 오메가3는 지방 중에서도 이로운 지방으로 손꼽히는 영양이다. 들깨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깻잎에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K, 비타민A, 비타민C가 많아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게다가 들깨는 어느 땅에서나 잘 자란다. 작년에 떨어져 있던 들깨가 날이 따뜻해지면 발아해서 쑥쑥 자라난다. 깻잎의 향이 워낙 강해서 고라니나 멧돼지들도 먹지 않고 대부분의 벌레도 먹지 않아 비료나 농약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깻잎의 강한 향기는 페릴라케톤이라는 정유 성분 때문이다. 깻잎이 스스로를 동물이나 벌레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낸 화학 물질인데, 스스로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동물과 인간은 식물을 먹음으로써 항산화 기능을 습득한다.

페릴라케톤이라는 성분은 식중독 예방 효과가 있고, 또 깻잎에는 파이톨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는 병원성 세균을 제거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한다고 한다. 깻잎은 뼈에 좋은 비타민K와 칼슘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고, 마그네슘, 비타민A도 많다. 깻잎만 잘 챙겨 먹어도 여름철 무기질, 비타민, 식중독 없는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들깻가루나 들기름은 산패가 빠르게 진행된다. 영하 4도의 냉장고에 밀봉한다면 최대 두 달까지 보관할 수 있지만, 사실 1인 가정에게 한 병의 들기름이나 들깻가루 작은 한 봉지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나는 들기름은 가장 작은 사이즈를 구입하고, 들깻가루보다 통들깨를 구비해 둔다. 먹기 직전에 절구나 믹서기로 갈아서 넣으면 산패 위험 없이, 그리고 통들깨 껍질의 단백질과 영양성분도 섭취할 수 있어서 효율적인 방법이다.

한 끗 다른 미식을 즐기는 스프카세 독자들을 위해 깻잎을 활용한 조금 다른 요리들을 가져왔다. 깻잎이 풍족한 이 계절에 잘 어울리고 평소에 먹던 깻잎 반찬이 아니라 깻잎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기에 충분한 요리들이다.

깻잎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기에 충분한 레시피



1. 깻잎 냉파스타

2022년 트위터에 깻잎 냉파스타 레시피를 올린 이후로 누적 600만 조회수를 기록한 깻잎 냉파스타. 깻잎부터 들깻가루, 들기름까지 들깨의 생애가 한 접시에 담겼다. 파스타만 삶으면 돼서 무더운 여름날 간편하게 해 먹기에 좋고, 드레싱은 넉넉하게 만들어 두면 여러 번 먹을 수 있다. 단백질이 없어 보여도 깻잎, 들깨, 파스타만으로도 총 16.6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깻잎을 두껍게 썰면 맛이 강하고 혀가 아리기 때문에 얇게 썰어야 전체적으로 조화롭다. 양파장아찌는 필수! 구운 버섯이나 삶은 감자를 함께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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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 파스타면 80g, 깻잎 51장, 양파장아찌
- 드레싱: 들깻가루 3T, 들기름 1.5T, 간장 1T, 식초 1T, 설탕 1/2T


양념 재료를 모두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파스타 면은 제품 설명에 안내되어 있는 것보다 1~2분 정도 넉넉히 익힌다. 찬물에 가볍게 헹궈 물기를 빼고 드레싱을 섞은 뒤 냉장고에 넣고 5분 이상 보관해 면을 차갑게 만든다. 깻잎은 바짝 돌돌 말아 얇게 채 썰고 뭉친 것들을 흩트려준다. 접시에 면을 담고 깻잎을 곁들인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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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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