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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감사 표했던 푸틴, 北 손잡고 韓에 경고장 '위협'…한러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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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관계, 보름만에 급냉각…레드라인 넘나들며 '경고에 경고' 맞대응

북러 조약 체결→정부, 우크라 무기 지원 재검토 시사→푸틴 "아주 큰 실수"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북러간 초밀착에 대(對)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재검토라는 초강수를 둔 우리 정부를 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응 조치'를 거론하며 다시 공개 경고장으로 되받아쳤다.

이달초만 해도 일시적으로나마 상황관리 모드를 맞는 듯 하던 한러 관계가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상호 간에 물고 물리는 맞대응 국면을 맞으며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한국 정부를 겨냥해 "살상무기를 우크라이나 전투 구역에 보내는 것과 관련, 이는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것은 아마 한국의 현 지도부가 달가워하지 않는 결정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이번 조약을 토대로 북한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언급도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한·베트남 순방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뤄진 이 언급은 북러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에 대해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데 따른 반응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자 직접 반응한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고 있었는데, 러시아는 직접 무기 공급을 한러관계의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세계 통신사들과 만남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하지 않아 대단히 감사하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우리는 한러 관계가 악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한반도 전체와 관련해 양국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불과 10여일 만에 한러가 서로 맞불에 맞불로 대응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은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사실상 되살린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며 선을 넘은데 따른 것이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20일 공개한 조약 전문에는 북한과 러시아 중 한쪽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은 지체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한국은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고 판단해 살상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바꿔 초강경책을 꺼내들었다.

한러 양국은 그동안 서로가 선을 넘지 않는지 경계하며 줄타기를 하면서도 관계 복원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한러관계가 서로 공개 경고장을 날리는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급변하면서 당장은 복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한국과 러시아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주고받을 게 많다는 점에서는 '밀당'의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조약상 군사적 원조는 오직 침공, 군사적 공격이 있을 때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내가 알기론 한국은 북한을 침공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이런 분야의 협력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부터 사흘간에 걸친 북한·베트남 순방을 통해 북한과 사실상의 군사 동맹을 복원하는 등 동북아 주변 질서의 판 흔들기를 시도하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서방 세계 전체에 위협을 가했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대놓고 강화했고, 베트남은 미국의 경고에도 러시아와 관계를 발전시켰다.

국제적 고립 위기에 처했던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집권 5기를 시작한 이후 한 달 동안 중국,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북한, 베트남 등을 오가는 광폭 행보로 반미를 기치로 반서방 세 불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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