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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2인체제' 방통위 압박…정쟁에 휩쓸리는 통신·방송업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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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으로 진행되고 있는 방통위 전체회의.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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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째 여권 인사 2인 체제로 운영되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향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다. 22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2인 방통위에 제동을 걸기 위한 법 개정 시도도 이뤄진다. 2인 방통위 결정을 뒤집기 위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위태로운 방통위를 보며 통신·방송업계는 방통위 전체회의 결정을 믿을 수 없다며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법)' 개정안과 관련해 입법 청문회를 연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한준호·최민희·김현·신장식·민형배 등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소속 의원들이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방통위 전체회의 최소 출석인수를 정하는 것이다. 5기 방통위 임기가 종료된 후, 10개월 째 대통령 추천 2인으로 운영중인 방통위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다. 방통위 상임위원 정원은 여권 3인(대통령 추천 2인 포함), 야권 2인으로 총 5인이다.

현행 방통위법에는 방통위 전체회의 개의에 필요한 최소한의 출석 인원수를 정하지 않고 있는데, 한준호 의원안은 상임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출석했을 때 전체회의를 열 수 있도록 명시했다. 신장식 의원안은 결원이 생겼을 때 30일 이내에 보궐위원을 임명하도록 하고, 재적인원이 5인 미만일 경우 3인 이상의 위원이 출석했을 때만 개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입법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지난 10개월간 이어진 방통위 2인 체제의 문제점을 비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입법청문회 증인으로 김홍일 방통위 위원장·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이헌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을 채택했다.

특히 2인 체제 방통위가 지난 2월 YTN 최대주주 변경 신청을 승인한 점에 대해 집중 질의가 있을 예정이다. 야당은 2인 방통위가 보도전문채널 최대주주 변경 승인과 같은 중대사항을 여권 위원 2명만으로 심의·의결한 것은 정치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의 취지를 퇴색시킨다고 지적했다. 법원에서도 두 차례 2인 방통위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나온 바 있다. 현재 YTN노조는 방통위와 YTN 최대주주 변경의 위법성을 다투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방통위는 5인 체제로의 회복을 바란다면서도 2인 체제가 위법하지는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법무법인을 통해 2인 방통위 체제가 적법하다는 자문을 받기도 했다. 해당 법무법인이 '일시적으로' 2인이 된 경우에도 방통위의 결정 기타 운영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과방위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법무법인이 '일시적으로'라는 단서를 붙였으므로, 현행 2인 체제의 장기화 속에서 중요 결정을 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현 상황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은 일시적 2인 체제가 아니라 상시적 2인 체제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과 정치권의 공세에 2인 방통위 체제의 적법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통신방송업계의 불안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개월간 2인 방통위가 처리한 심의·의결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올 결정까지 믿고 따르기 힘들어져서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의 공세로 방송업계가 위기인데, 언제까지 정쟁에 휩쓸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방통위 사업을 어떻게 믿고 따라야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합의제 기구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논란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더 커지고 있다. 원 구성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상황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독자적으로 과방위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방통위뿐만 아니라 방심위도 청부 민원 의혹·회의 운영 규칙 개정 등 문제를 빚고 있다. 한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야에서 두 기관의 인사와 운영을 놓고 잡음이 일어나는 것은 독립적 합의 기구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방통위나 방심위 구성 방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계속 문제가 반복되거나 심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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