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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정책을 향한 자영업자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배달업계가 무료 배달을 도입해 자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한 데 이어 포장 수수료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오자 자영업자 단체는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특정 주문을 받지 않는 '보이콧(Boycott)'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번 단체항의는 배달 플랫폼의 정률제 정책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점을 알리고 반박한다는 게 골자다. 무료 배달이 시작되면서 배달 플랫폼의 정률형 요금제 서비스 가입이 필수적인 상황인데, 이 때문에 수입이 줄고 있다는 주장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전국 사장님 모임(이하 공사모)'은 이날 배민의 자체 배달 서비스인 '배민1 플러스' 사용을 중단하는 '가게 배달의 날'을 진행 중이다. 배민 라이더를 통해 배달을 수행하는 배민배달 주문을 받지 않겠다는 의미다.
업계 2위 쿠팡이츠 역시 보이콧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매출 급감을 우려해 동시 사용 중단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 또 배민에서 가게가 직접 배달하는 가게배달(정액제) 주문은 받는다. 이번 단체행동은 개인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강제성은 없다.
자영업자 단체가 이 같은 행동에 나선 건 배달 플랫폼의 정률제 정책에 반박하기 위해서다. 정률형 요금제로 운영되는 배달 플랫폼의 자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출이 증가해도 매출 대비 수수료가 같이 늘어나는데, 자영업자들은 이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배민1플러스'와 같은 배민배달(정률제, 중개수수료 6.8%)와 가게배달(정액제, 월 8만8000원)을 운영 중이고, 쿠팡이츠는 배달 주문을 전부 자체 배달 정률제 서비스인 스마트요금제(중개수수료 9.8%)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카드수수료(3%)와 부가세, 추가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배민 2500~3300원, 쿠팡이츠 1900~2900원)를 부담한다.
자영업자가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배민의 배민배달과 쿠팡이츠의 스마트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무료 배달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사실상 가입이 불가피하다. 배민의 경우 그동안 가게배달 요금제만 사용하던 점주 입장에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배민이 최근 포장 수수료 도입을 예고하면서 불만이 더욱 높아진 걸로 풀이된다. 배민은 내달부터 신규 가입 점주에 대해 포장 수수료(6.8%)를 부과하고, 기존 점주에 대해선 내년 4월까지 무료 정책을 유지한다. 쿠팡이츠도 내년 4월까지 보류 상태다. 다만 요기요는 이미 포장 주문에 대한 수수료 12.5%를 받고 있다.
이번 자영업자 단체 파업의 주요 표적인 배달의민족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배달업계의 무료 배달로 시작된 출혈경쟁을 불붙인 건 쿠팡이츠인데, 업계 1위라는 이유로 몰매를 맞게 돼서다. 공사모가 결성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선 쿠팡이츠 이용도 동시에 중단하겠다는 움직임도 일부 감지되기도 했다.
이번 자영업자 단체 파업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의 여의도 집회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는 모양새다. 라이더유니온은 같은 날인 21일을 배민앱 사용을 중단하는 '배민항의행동의 날'로 정하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집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영업자와 라이더의 반발이 규제 강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공사모는 지난 17일 민주당 정무위원 소속 의원들을 만나 배달 플랫폼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한 걸로 알려져 업계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공사모는 내달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한 차례 더 국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배달 플랫폼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단체로 모여서 보이콧을 하는 건 흔하지 않은 경우다. 고물가 상황에 원자재비나 인건비, 임대료 등이 다 오르는 상황에서 배달 요금제 등이 화두에 올라 일종의 표적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어 국회가 소상공인 협회나 단체 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고, 고물가에 경기 불황으로 민감한 시기다 보니 관련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고 본다"며 "정부 규제가 생기면 상황이 더욱 혼란스러워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제영 기자 zero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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