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난해 중국에 가발·인조 속눈썹 등 1680t 수출
미용 제품 제조 등 경공업은 유엔 대북제제 대상 아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
지난해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한 가발, 인조 속눈썹·턱수염은 1680톤(t) 규모, 약 1억6700만달러(약 2307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북한의 대중국 전체 수출품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수치다.
가디언에 따르면 북한은 주로 중국에서 인모를 수입해와 제품으로 만들고, 이를 다시 중국으로 보낸 뒤 전 세계로 수출한다. 이 때 이들 제품의 생산지는 북한이 아닌 중국으로 표기된다.
미용 제품 제조 등 경공업은 유엔의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인모를 이용한 미용 제품은 북한의 고립된 경제를 유지하고 국제 제재의 여파를 완화하고 북한의 핵 야욕을 추구하기 위한 필수적인 소득원을 제공하는 데 일조해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가디언에 “제재만으로 김 위원장의 핵 야망이 종식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그러나 제재 조치가 북한을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김 정권은 자국민의 고통 속에서 생존할 수 있고 심지어 번영할 수 있는 통치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용 제품뿐 아니라 북한은 사이버 공격이나 해외 북한식당 운영 등을 통해서도 무기 개발 비용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2017∼2023년 북한이 가상자산 관련 회사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벌여 탈취한 금액이 약 30억달러(약 4조원)로 추산된다고 집계했다. 미국의소리(VOA)는 같은 달 보도를 통해 북한이 중국에서 자국민을 종업원으로 둔 식당 50곳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2019년까지 북한 노동자를 귀국시키도록 요구하는 2017년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수년간 대북 압박의 주요 동인이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회원국 간 이견이 커지면서 2017년 12월 이후 북한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욕 국제 위기 그룹의 연구 분석가 마야 웅가는 “유엔 제재가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근절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제재 체제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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