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아파트 매매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고금리와 수요 부진에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개월 연속 4000건을 넘어섰고, 5월 거래량은 월간 기준 5000건을 돌파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아파트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강남에 이어 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도 이전 최고가 경신 사례가 나타나는 등 시장 회복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이날 기준으로 4686건을 기록했다. 3월(4229건)과 4월(4375건) 거래량을 넘어섰다. 아직 신고일이 열흘 가량 남은 것을 감안하면 5000건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의 월간 아파트 거래량이 5000건을 넘어서면 2021년 1월 5952건 이후 처음이며, 3년 5개월 만에 부동산 시장 호황기 수준에 근접한 셈이다. 이 기간은 부동산 시장 상승기로 불리는 시기다.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평균 1000~2000건 수준으로 줄었으며, 2022년 10월에는 576건까지 감소한 바 있다.
매수심리가 회복되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 1~5월 지난해 이전 최고가와 비교해 80% 이상 가격이 회복된 매매 거래 비중은 전체의 60.4%를 차지했다.
전고점의 80% 이상 회복된 거래가 많은 지역을 보면 서초구가 90.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용산구(86.1%), 강남구(84.9%), 종로구(82.2%), 마포구(79.8%), 성동구(75%) 등 순이었다.
실제 서초구 반포동의 경우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가 4월 42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아파트 전용 59㎡도 29만8000만원에 최고가를 썼다. 인근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27억3000만원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전용 84㎡는 지난달 38억원대 계약이 이뤄지며 종전 최고가인 2022년 5월 39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기록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고 외곽지역에 있어 상대적으로 집값이 늦게 오른다는 평가를 받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 전용 면적 131㎡는 지난달 9일 7억5500만원(11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도봉구 창동 '창동 주공3단지'(58㎡)는 지난 6일 6층이 6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달 10일과 4일에는 3층이 6억원에 거래돼 한달 새 2500만원이 상승했다.
또한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로 나타낸 매매수급지수(한국부동산원 통계)의 경우 서울은 6월 셋째주(17일 기준) 98로 집계돼 기준점 100 돌파가 임박한 상황이다. 이 지수는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강남·서초·송파·강동이 98.9, 용산·종로 등이 98.6,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 등은 98.5, 영등포·양서·강천 등 서남권은 95.5를 나타내 역시 100에 근접한 모습이다. 신축 대장 단지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마포구, 신생아특례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중소형 신축이 밀집한 은평구 일대 100.8을 기록해 이미 100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이같은 부동산 시장 상승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부세 등 세제 개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하반기 금리 인하, 공급 부족 등 집값 상승 압박 요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전셋값 급등, 공급 부족 우려, '똑똑한 한 채'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시장의 회복세가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다주택자 규제와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 공급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주경제=김윤섭 기자 angks67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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