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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K-VIBE] 이은준의 AI 톺아보기...인공지능 예술의 탄생-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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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 팀은 독자 제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 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은준 미디어아티스트,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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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인공지능(AI) 예술의 시작을 찾아 지난 2월 개막한 미국 뉴욕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에 간 적이 있다. 헤럴드 코헨(Harold Cohen,1928~2016)의 '아론' (AARON) 전시를 보기 위해서였다. 코헨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아론을 제작한 영국 예술가다.

그는 1960대 말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에서 소프트웨어를 고안해 아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코헨의 작업은 AI 예술의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작업으로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인공지능이 예술 창작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중요한 시도로써,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현대 미술의 흐름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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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 전시관 입구
이은준 교수 제공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비디오 아트, 디지털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 기반 예술이 등장했다. 1970년 코헨은 아론의 개발을 통해 컴퓨터가 독창적으로 예술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1970년대 당시, 컴퓨터는 주로 계산과 데이터 처리에 쓰였으며, 예술 창작에 사용된다는 개념은 매우 혁신적이었다. 아론은 이러한 맥락에서 컴퓨터가 예술가의 도구를 넘어 독립적인 예술 창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코헨이 만든 아론은 인공지능 예술 시대의 초기에 나타난 혁신적 시도이며 인공지능이 창의적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아론은 1970년대부터 활동하면서 컴퓨터가 독창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론은 예술 창작 과정에 인공지능을 통합한 최초의 시도 중 하나로, 인공지능 예술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뉴욕 휘트니 뮤지엄은 아론의 예술 창작 과정을 소개하고, 제작과정을 보여주며 그 결과물을 전시했다. 휘트니 뮤지엄은 현대 예술의 흐름을 반영하고, 새로운 미디어와 기술을 수용하는 데 앞장서는 기관이다. 아론의 전시는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을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많은 현시점에서 꼭 필요한 전시였다.

이 전시를 통해 휘트니 뮤지엄은 AI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주는 듯했다. 또한 전시장은 인공지능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열어주는 지식과 토론의 장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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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휘트니 미술관 아론 전시
이은준 교수 제공



전시장은 아론이 생성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초기의 흑백 선화부터 색채를 사용한 복잡한 구성의 작품까지, 아론의 발전 과정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포함됐다.

아론의 작품은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형태의 특징이 있다. 이 그림은 코헨의 컴퓨터 명령을 해석해 자동화된 펜으로 종이에 선을 그려 만들어진다. 또한 채색 단계에서는 아론이 색을 결정한다. 그리는 오브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그에 맞는 색상을 할당한다. 예로는, 얼굴은 초록색일 수 없기에 녹색으로 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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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휘트니 미술관 아론 전시
이은준 교수 제공



전시를 보는 내내 아론은 끊임없이 실시간으로 작품을 생성해내고 있었다. 관람객은 실시간으로 아론이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으며, 본 시연을 하는 연구원이 제작과정을 함께 설명해줬다.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아론은 매일 전시장에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고 잘 만들어진 작품은 계속 벽면에 업데이트한다고 한다.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해당 방문 날짜 며칠 전 작품들도 벽면에 걸려 있어 가장 최근까지 생성한 작품들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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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휘트니 미술관 아론 전시
이은준 교수 제공



아론의 작동 원리와 알고리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포함된 전시 패널이 마련돼있었다. 관람객들은 아론이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방식으로 예술 작품을 생성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전시회 끝에서는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코헨의 연구 노트와 스케치가 있었다. 이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고 그가 진정 말하고 싶은 메시지의 의미를 깨닫고는 외쳤다.

'Look at this! This is so amazing!(이걸 보라고, 정말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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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휘트니 미술관 아론 전시
이은준 교수 제공



<정리 : 성도현 기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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