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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북-러 밀착…"한국, 중국 끌어들이는 포용적 외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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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81_"북러 정상회담…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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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정은 동지께서 6월 19일 러시아연방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동지와 회담을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양국은 회담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국빈 방문 이후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것과 관련해 한반도에서 자유·민주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간의 대결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가까워진 북한이 중국과 소원해진 지금, 한국은 전략적으로 중국에 대해 포용적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데이모닝 키플랫폼>은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이뤄진 배경을 살펴보고 향후 한반도의 지정학적 질서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 전망해 봤다.


북러, 국제사회 제재에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지난 19일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고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양국 관계가 사실상 과거의 군사동맹 수준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다.

북한과 러시아는 냉전이 격화하던 1961년 유사시 즉각 군사개입 조항을 포함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했다. 이후 탈냉전 시대로 접어들자 2000년 양국은 기존 조약을 폐기하고 군사·안보 대신 경제·과학·기술·문화 협력이 주가 되는 '조소 우호 및 선린 협력 조약'을 맺었다. 당시 러시아는 소련에 비해 국력이 약화했고, 한국과의 교류 협력이 더 중요해져 상호 기대할 것이 없는 북러 관계는 소원한 상태가 지속됐다.

그러다 최근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무기 지원이 필요해졌고,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는 북한은 체제 보장과 공식적 핵보유국 인정을 위한 국제적 지원을 필요로 했다. 이처럼 달라진 안보 환경에서 상호 전략적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이 이번 관계 격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있는 북러 양국은 진전된 군사적 협력을 바탕으로 공급망과 금융망 재편에 이르는 서구 중심 질서의 무력화를 도모할 것"이라며 "아울러 유라시아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러시아와 핵보유국으로서 부상하려는 북한의 협력으로 두 지역 간 지정학적 연계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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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평양을 방문일정을 마친 블라디마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송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4.06.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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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와 관계 정상화 위해 전략적으로 러시아에 밀착

북러 정상회담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는 북한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 북러 관계 격상은 그간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중국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이다. 북한이 러시아와 가까워질수록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입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그럼에도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것은 올해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김동규 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은 "미중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 진영에 머물러 있는 한 미국과의 관계는 진전시킬 수 없다"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향후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시키고 푸틴의 손을 들어줄 것을 기대하면서 러시아에 전략적으로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둘러싼 신냉전 긴장감 고조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 기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포괄적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따라 양국은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 조치를 취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이는 양국의 연합군사훈련을 의미하며, 향후 한미,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응하는 북러 연합군사훈련을 시행할 수 있고, 이 경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북러 간 밀착으로 북중 관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북·중·러 3자 연대 자체가 약화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 승리 직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하고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따라서 기존 북·중·러 3자 연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북러 관계가 진전되면서, 한반도에서 한·미·일 3자 연합과 북·중·러 3자 연대의 진영 간 대결도 심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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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환영하며 전날 저녁 성대한 연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이날 연설에서 "24년 전 그때처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평양을 다시 찾은 푸틴 대통령 동지의 모든 벗들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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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중국, 러시아를 향한 중장기적인 차원의 포용적 외교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 센터장은 "향후 북한은 러시아의 지원에 대한 기대로 핵을 포함한 전술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냉전 기제를 완화시키려면 북한과 소원해진 중국을 전략적으로 끌어들이는 포용적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와 가까운 관계"라며 "당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편한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맞서려면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되는 미중 패권 전쟁을 고려할 때 한러 관계는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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