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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자 5명 중 2명은 재범자…“음주운전 방조자도 제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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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처벌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에도

음주운전 재범률 43.6%...법 이전으로 회귀

日, 비슷한 처벌 수위에도 ‘교통문화 선진국’

“음주운전 방조자도 엄격하게 제재 해야”

최근 5년간 연평균 음주운전 재범률이 43.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음주운전 적발건수와 재범률 모두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 처벌만으로는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술을 마시면 운전 자체를 할 수 없게 하는 음주운전 방지장치 및 음주운전 방조자에게도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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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발표한 ‘음주운전 재범 실태 및 한·일 음주운 전 정책 비교’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13만150건으로 집계됐다.

윤창호법 및 코로나 팬데믹 기간 (2020년 11만7549건, 2021년 11만5882건) 감소하다가 코로나 이전(2019년 13만772건)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최근 5년간(2019~2023년) 경찰청에 접수된 음주운전 교통사고 통계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2019년 6월 시행된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고, 처벌수준도 최대 징역 5년 또는 2000만원의 벌금으로 상향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1만3042건으로 윤창호법이 시행된 직후인 2020년 1만7747건에 비해 24%정도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 36건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특히 음주운전 재법률이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특히 최근 5년간(2019~23년) 연평균 음주운전 재범률은 43.6%로, 윤창호법 시행 전인 2018년 44.7%와 유사하게 나타나 법령 개정에 따른 음주운전 감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교통안전 선진국이라 불리는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음주운전 사고 처벌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사고 빈도는 훨씬 낮다.

연구소에 따르면 일본도 음주운전 단속기준 혈중알코올 농도를 국내와 동일하게 0.03% 이하로 엄격히 적용 중이다.

처벌수위도 음주운전 적발 시 우리나라는 최대 2000만원의 벌금 또는 최대 징역 5년에 처하며, 일본은 최대 100만엔(한화 871만원)의 벌금과 5년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 시 우리나라는 3년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 일본은 1년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국내보다 20년 빠른 2001년부터 음주운전 규제를 강화해 교통 안전 문화가 일찍 성숙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은 음주운전자의 주변인까지 처벌하도록 명확하게 법제화 돼 있어서 운전자들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유상용 책임연구원은 “음주운전 단속 적발 회수에 따른 면허 취소 기준도 3회에서 2회로 줄어드는 등 음주운전에 대한 규제 수준이 크게 강화됐지만 음주운전 재범율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음주운전 행위는 다른 교통법규 위반과 달리 중독성이라는 특성이 있어 본인 의지와 단기적 처벌만으로 근절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적인 음주운전 단속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근절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차량 제공자, 주류 제공자 등 음주운전 방조 행위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올해부터 시행되는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 의무화 제도도 잘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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