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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대구에서 마돈나 공연이? 세계 최대 뮤지컬축제 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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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작 ‘홀리데이’ 공연 장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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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저녁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오페라하우스. ‘라이크 어 버진’ ‘라이크 어 프레이어’ ‘테이크 어 바우’ 등 팝스타 마돈나의 히트곡들이 줄줄이 울려 퍼졌다. 아직 열린 적 없는 마돈나 내한공연에서나 들을 법한 레퍼토리를 부른 주인공은 마돈나가 아니라 뮤지컬 ‘홀리데이’의 배우들이다. 세계 최초로 마돈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개막 이후 유료 좌석점유율이 90%에 이르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프랑스 오리지널 팀이 대구를 찾은 건 이날 개막한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 개막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프랑스어 원작을 영어 버전으로 바꿔 이번에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어린 시절 마돈나의 열성 팬이었던 네 친구가 14년 만에 재회해 오해를 풀고 우정과 사랑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를 마돈나 노래 20여곡과 함께 풀어냈다. 관객들은 익숙한 선율의 노래에 손뼉 치고 환호했다. 마지막 곡 ‘홀리데이’가 나올 때 일부 관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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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작 ‘홀리데이’ 공연 장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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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나단 기셰는 공연 전 기자간담회에서 “케이(K)팝 팬인 딸이 한국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그러던 중 기회가 생겨 기꺼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홀리데이’ 팀은 북유럽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투어보다 먼저 한국을 찾았다. ‘왜 마돈나 음악이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 마돈나의 열성 팬이다. 프랑스 대표 가수 에디트 피아프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에 관한 뮤지컬은 이미 있지만, 팝의 여왕 마돈나 뮤지컬은 처음이어서 선택했다”고 답했다.



딤프는 이날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7월8일까지 18일간의 여정에 들어갔다. 올해는 영국, 프랑스, 미국, 네덜란드, 중국, 일본 등 역대 최다인 7개국 25개 작품을 선보인다. 미국의 1950년대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싱잉 인 더 레인’과 중국에서 급부상 중인 대작 뮤지컬 ‘비천’을 공동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왕자대전’ ‘미싱링크’ ‘애프터 라이프’ 등 과거 딤프에서 상을 받았거나 딤프가 제작에 참여한 국내 창작 뮤지컬도 공식초청작에 포함됐다. 딤프 창작지원작 6개 작품도 관객들을 만나는데, 영화 ‘파묘’처럼 오컬트를 소재로 한 ‘반야귀담’이 특히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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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 축하 공연에서 배우 최정원이 뮤지컬 ‘시카고’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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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첫 회를 시작한 딤프는 어느덧 세계 최대 규모의 뮤지컬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다른 나라 축제가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사라지는 와중에도 꿋꿋이 명맥을 이어온 결과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초기엔 고전하다 10주년 이후 급성장했다. 우리가 찾아가는 게 아니라 외국에서 먼저 연락해오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간 주춤했지만, 다시 도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딤프는 뮤지컬 인큐베이팅, 뮤지컬스타 경연대회, 뮤지컬 아카데미 등 연계 사업도 펼친다.



관람료를 싸게 책정해 문턱을 낮춘 것도 큰 장점이다. 대부분 2만~7만원 수준이다. 선착순으로 1만원에 뮤지컬을 볼 수 있는 ‘만원의 행복’, 가족·친구 3~4명이 뭉치면 절반 이하로 깎아주는 ‘패밀리 패키지’도 있다. 전국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작품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대구/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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